<>.제60회 US오픈 최종일인 1960년 6월18일 미덴버시의 체리힐GC
(파 71).

아놀드 파머는 이날 골프라이터인 댄 젠킨스, 봅 드럼등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

파머가 말했다.

"첫홀에서 원온을 시켜 이글이나 버디를 잡으면 난 65타를 칠수 있을
꺼야.

65타면 4라운드합계가 280타. 그정도면 언제나 우승할수 있는 스코어
아닌가"

참석자들은 모두 부정적이었고 일부는 웃었다.

"벤 호건이라면 65타를 칠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꿈깨. 자넨
현재 너무나 뒤쳐져 있어"

파머가 뒤쳐져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당시 파머는 3라운드까지 2오버파 215타(72-71-72)로 선두 마이크
소첵에 무려 7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오후 1시42분의 티오프를 하기위해 식당문을 걸어나가는 파머에게
누군가로 부터 "덤비면 무너진다"는 경고가 덧붙여 졌다.

"자, 나가서 7,8개의 버디를 잡고 그러면서 78타를 치게" 체리힐의
첫홀은 346야드의 파4홀.

파머는 그의 기질대로 3일동안 내내 드라이버로 원온을 노렸으나
모두 실패했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파머가 드디어 원온에 성공했고 6m거리에서 2퍼트,
버디를 잡았다.

그 다음부터는 "파머의 US오픈 전설"이 만들어 졌다.

파머는 첫홀을 포함, 4홀 연속 버디를 잡는등 7번홀까지 6개의 버디를
낚아챘다.

파3홀인 8번홀(233야드)보기는 파5홀인 11번홀(588야드) 버디로 상쇄,
파머는 그의 장담대로 이날 6언더파 65타를 정확히 쳤고 예언대로
4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그 스코어는 2위 잭 니클로스(당시 아마추어)보다 2타 앞선 것이었다.

<>.위와 같은 "파머의 정신자세"에서는 몇가지 분석이 나올수 있다.

파머는 장담을 했다.

그런 장담은 자신감이 관건이다.

자기자신을 믿고 "할수 있다"고 생각해야 장담이 가능하다.

교훈은 바로 거기에 있다.

"표출하는"자신감과 "혹시 안 될 것"을 우려하는 자신감은 출발부터
다르다.

솔직히 "안 되는 경우"를 우려하는 태도는 진실한 자신감이 아니다.

파머는 공개적인 장담을 통해 스스로에게 "집중의 에너지"를 불어
넣은 격이다.

아마추어들은 그러나 자신감과 무모함을 구분해야 한다.

파머가 346야드의 첫홀에서 "죽기 살기"로 원온을 노린 것은 그가
그만한 거리를 날릴 기본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기본능력이 없는데도 "공격적으로 친다"며 휘두르면 그것은
"무모함"이다.

이같은 "차이"는 골프의 모든 샷에 두루 통용된다.

<>.이번 "X이론"의 주제는 "파머정신의 도입"이다.

모든 골퍼에게는 베스트스코어가 있다.

단 한번뿐인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베스트스코어는 그만한 스코어를
칠수 있는 "기본 능력"이 자신에게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이번 주말 라운드전에서는 그걸 믿고 자기자신에게나 동반자
에게 "베스트스코어 정복"을 선언하자.

당신이 한번 쳤다면 두번째도 분명 칠수 있는 법.

그 당위성과 방법은 위의 분석에 다 해답이 있다.

결과를 염려할 필요는 전혀 없다.

안돼도 그만아닌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