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고객예탁금이 급증하고 뭉칫돈이 몰려오는 기미가
보이자 금융장세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금융장세란 산업이나 기업의 기조변화에 기인하기 보다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풍부해진 자금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주가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장세를 말한다.

이런 경우 대개는 경기회복 초기단계에서 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면 시중의 유동성이 증가하게 될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설비증설투자가 막 시작돼 자금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로
늘어난 시중 유동성중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게 마련이고 이 과정
에서 주가가 크게 올라가는 것을 금융장세라고 한다.

흔히 금융장세 다음에는 실적장세,역금융장세,역실적장세등이 차례로
온다고 알려져 있다.

실적장세는 금리는 낮은 상태에서 실적이 좋아 주가가 오르는 장세이다.

역금융장세는 실적이 좋아진 기업들의 본격적인 투자로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장세이고 역실적장세는 투자가 완화되면서
금리는 내리지만 실적이 점차 나빠져 주가도 약세인 장세이다.

증권전문가들중에는 상반기장세를 역금융장세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원론적인 순서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85년부터 88년까지 실적장세가 펼쳐진 다음 88~89년에 금융장세가
나타났던 경험도 있다.

현재의 상승장세는 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가운데 외국인한도확대로
생긴 기관과 일반투자자의 자금여유에서 비롯됐다고 볼수 있다.

또 회사채수익률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따라 거액자금이 점차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현상도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회사채수익률이 13%대정도까지 내려서고 현재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경상수지가 호전된다면 원론적의미는 아니더라도 금융장세의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