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총수들은 여름휴가는 "그림의 떡"인가.

주요 그룹 회장들은 올해도 여름휴가를 제주도에서 열리는 경제단체 주최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김영삼대통령의 방미수행과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하는
등의 바쁜 일정으로 대신할 예정이다.

국내외 생산현장을 둘러보거나 그룹 공식행사에 참석하느라 휴가를 잊은
총수들도 많다.

짬을 내 휴가를 즐기는 경우라도 자택이나 휴양지에서 하루 이틀 쉬는
정도이다.

정세영 현대그룹회장은 13일부터 8일간 자동차합작공장 준공행사와 그룹
차원의 투자진출문제를 협의하기위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방문할 계획
이다.

정회장은 귀국후 즉시 김대통령의 미국방문에 수행하는등 빡빡한 일정을
보내게 된다.

지난6일 일본으로 출국한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일본재계인사들과 만나
자본재산업 육성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대신한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호남정유 주주회의에 참석한뒤 오는14일
귀국하는 구본무 LG그룹회장은 아직 휴가일정자체를 잡지 않고 있다.

연중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는 김우중 대우그룹회장과 정인영
한라그룹회장은 휴가철이라고 해서 해외출장을 멈추는 일이 없다.

김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휴가없이 자동차경영에 전념할 예정이며
러시아 유럽국가와의 자동차사업 협력강화를 위해 12일 출국한다.

정회장은 최근 유럽출장 길에 올라 조선 중공업등을 중심으로한 비즈니스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종현 선경그룹회장은 2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경련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하루만 묵고 22일 서울로 돌아온다.

그는 귀경 즉시 김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수행하고 난뒤에야 3~4일정도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김석준 쌍용그룹회장과 최원석 동아그룹회장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에게는
올여름 휴가철이 평소보다 바쁠것 같다.

그룹회장직에 오른이후 줄곧 생산현장을 돌고있는 김회장은 내주엔 한미
재계회의 참석차 미국출장을 떠난다.

최회장은 리비아등 해외에서 추진중인 공사현장을 돌며 근로자들을 격려
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때울 것으로 보인다.

정태수총회장은 "한보철강 당진공장에 들여놓은 설비제작상황등을 점검키
위해 20여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5일 유정으로 떠나 그곳에 머물고 있다.

그룹 회장들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경우도 길어야 3~4일이다.

조중훈 한진그룹회장과 장치혁 고합그룹회장은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는
"가족만족형".

조회장은 해마다 부암동 자택에서 조용히 쉬면서 가족과 식사를 같이하는
정도로 휴가를 보낸다.

반면 장회장은 동해안에서 하루 이틀정도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신격호 롯데그룹회장은 7월중 한국에 제2롯데월드 건립계획을 결정짓고
8월에 일본으로 건너가 중순께 온천지역에서 3~4일 휴가를 보낼 예정.

이동찬 코오롱그룹회장은 아들인 이웅렬부회장과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하면서 경주 코오롱호텔이나 동해안에서 하루 이틀 보낼 계획이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