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론조사에 의하면 서울에 거주하는 과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 생활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복잡한 교통난과 심각한 공해, 그리고 대형사고 등으로 인간다운 삶을
즐기기는 커녕 하루가 짜증스럽고 생존에 대한 위협마져 느낄때가 한번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은 옛부터 자연환경이 빼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북으로는 웅장한 북한산과 도봉산이 병풍을 두르고, 도시 한가운데에는
한강이 젖줄과 같이 흐르고, 남으로는 잔잔한 언덕과 야산들이 흩어져 있다.

이와같이 아름다운 서울이 오늘날 짜증스런 공해도시, 사고 다발도시로
변신한 것은 남의 탓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 할 것이다.

이제 더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우리 다시 아름답고 깨끗한 그리고 살기좋은 신바람나는 서울을 가꾸어
나가기 위해 일천만 시민 모두가 선진국다운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지고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할것 없이 법과 질서를 지키는 습관을 생활화해
나가야 한다.

우선 줄서기부터 배워야 한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국민학교에 입학하면 2년간은 줄서기와 인사하기만
몸에 배도록 가르친다고 한다.

이는 아주 단순하고 사소한 것 같이 보이지만 선진국 사회의 건전한 시민이
되기 위한 시작이자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같이 기초적인 것조차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주제에 거창한 전문
지식을 가진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 우리가 눈을 돌려야 할 것은 경제문제가 아니라 건전한 시민으로서의
도덕과 윤리, 법과 질서를 몸에 배이게 익히는 일이다.

주민들의 숙원인 지방자치제도를 시행하게 되었으니 살기좋은 서울을
만드는 책임은 우리시민 모두에게 있다.

질서와 예절, 이것이 살기좋은 서울을 만들어 나가는 가장 근본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면서 나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