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상호신용금고를 누가 떠 맡을까.

과거에 사고금고의 처리방식을 보면 우선 금융기관이 대상이 될수 밖에
없다.

지난해 출자자대출로 사고가 발생한 충남의 국보.제일금고(한일중부금고로
합병)는 한일은행에 공개매각됐고 지난92년 사고가 난 경기.송탄금고도
경기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떠맡았다.

또 지난해3월 공동관리에 들어간 흥업금고(충북)는 한달여만인 같은해
4월21일 충북은행에 계약이전이 결정됐다.

따라서 충북금고도 신용금고를 자회사로 갖고있지 않은 동화은행과 상업
은행이 유력한 인수가능기관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나은행과 평화은행도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은행은 대부분 신용금고를 갖고 있는데다 자금여력이 크지 않아 인수
가능성이 적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지난5월 국민은행 자회사 부국.한성금고에 응찰을 시도했던 한신증권도
유력한 인수희망자로 알려졌다.

이들 금융기관들이 인수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는 이유는 신용금고가 인사
적체해소에 톡톡히 역할을 할 것이란 점에서다.

게다가 신용금고가 고금리장사로 수익성이 높다는 점도 들수 있다.

충북금고의 매각은 이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계약이전"방식으로 결정
됐다.

계약이전이란 매각대금을 주고받는 일반적인 주식매각과는 달리 인수
희망자가 새로운 신용금고 법인을 설립, 인수금고의 모든 채권채무를 떠맡는
방식이다.

계약이전을 위해 신용관리기금측은 충북금고에 대한 특별검사와 재산실사가
끝난후 정확한 손실금액이 결정되면 모든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재산상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재정경제원은 충북금고의 손실액이 4백억원이상에 달하지만 영업권을 감안
할 경우 인수자에게 3백억원 정도를 장기저리로 융자할 방침이다.

신용관리기금은 재산실시후 내달초 인수희망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지원
요청서를 받아 요청액수가 가장 적은 곳에 매각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국보.제일금고는 자금지원없이 한일은행에 계약이전됐고 경기금고는
경기은행이 6백50억원을, 송탄금고는 기업은행이 8백80억원을 연3% 10년거치
5년분할상환조건으로 지원받은 적도 있다.

만약 인수희망자가 없을 때는 87년 사고를 냈던 장일금고의 경우처럼 신용
관리기금이 일단 인수한후 경영정상화를 거쳐 입찰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 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