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인승급 중형항공기 개발을 위한 제3국 기술협력업체 선정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는 한국과 중국이 새로운 돌출변수를 만났다.

돌출변수는 다름아닌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사와 독일 다사(DASA)사의
합작 추진.

오는 98년까지 공동 개발할 예정인 한중 중형기 프로젝트에 미국의 보잉사
와 함께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두회사가 연합전선을 펼 움직임이어서 기존의
3파전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또 제3국 기술협력선 선정시한이 3개월 남짓남은 상황에서 이들의 짝짓기는
각사의 장단점에 주판알을 튕기고 있던 한국과 중국정부에 새로운 판별기준
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통상산업부와 항공업계는 일단 아에로스파시알과 다사의 합작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루이 갈루아 아에로스파시알사 사장은 "한국과 중국의 중형기 개발
사업에 다사와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또 양사간 협의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는 첩보도 속속 접수되고 있다.

두회사는 어떤 방식으로든 합작을 시도해 공동으로 한중중형기사업에 참여
할 복안을 갖고 있는 듯하다.

두 회사로서는 한중 1백인승 중형기 개발에 참여해야 하는건 절실한 과제
이다.

둘다 현재 1백인승 항공기에 관한한 뚜렷한 프로젝트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럼에도 미국의 보잉사가 워낙 강력한 경쟁자여서 두회사가 따로 뛰어서는
모두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서 2위와 3위 업체가 힘을 모아 선두주자를 제압하자는 전략을 세울만
하다.

실제로 유럽사들의 합작은 보잉사에 위협이 될수 있다.

한국과 중국의 제3국 기술협력업체 선정에서 가장 신경쓰는 첨단기술이전과
마케팅 능력에서 모두 그렇다.

특히 아에로스파시알과 다사는 유럽 에어버스사에 같은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는 공동 주인이란 장점을 갖고 있다.

이들이 한중 중형기 제3국 기술협력업체로 선정되면 각사의 기술이외에
에어버스의 첨단기술도 함께 주겠다는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

게다가 에어버스의 네트워크를 영업망으로 이용할 수 있어 보잉의 기술과
마케팅력에 모두 대적할만 하다.

반면 한국과 중국 입장에선 부담스런 면도 없지 않다.

두회사가 공동참여하는 만큼 한회사가 끼는 것보다 많은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는 염려가 그것이다.

한중 두나라는 제3국 기술협력업체의 참여지분을 20%이내로 못박고 있다.

그 이상을 요구한다면 한국이나 중국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게
뻔하다.

양쪽 모두 탐탁치 않아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향후 사업추진에서도 두회사가 끊임없이 팽팽한 조율을 해
나가야 하는등 번거로운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어쨌든 아에로스파시알과 다사가 손을 잡는다면 한국과 중국은 새로운
변수를 만나는 셈이다.

한중 두나라는 지난5월14일부터 16일까지 중국북경에서 열린 "한중산업협력
위원회"에서 제3국 기술협력선을 오는 9월까지 최종 선정키로 했다.

내달말엔 서울에서 미보잉사 불 아에로스파시알사 독 다사사의 최고
경영자들이 모여 한중 양국과 최종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해득실을 찬찬히 셈할 시간도 넉넉치 않다.

한국과 중국에게는 세회사 보다 두회사를 저울질 하는게 더욱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번 선택은 미국과 유럽중 하나를 버리는 것과 같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