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리(FRB)의 단기금리 인하는 비록 인하폭이 0.25%에 불과하지만
큰 의미를 갖는다.

미국경제의 활황국면 재진입은 물론 국제금리 하락과 세계경제 회복세
가속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금리인하가 금융완화국면의 시작을 의미하는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
하다.

그러나 FRB의 금융정책기조가 변할 것임은 분명해졌다.

FRB가 앞으로 돈줄을 더 풀거나 적어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국제금리 하락을 유도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FRB가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인하한 6일이후 캐나다와 프랑스
덴마크 대만 등이 금리를 내렸고 일본은 콜금리 인하를 유도했다.

FRB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올들어 경기 활황세가 급속히 꺾여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7차례에 걸쳐 단행된 금리인상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함에 따라 최근에는 작년 4.4분기중 5.1%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이
1.4분기에 2.7%로 떨어진데 이어 2.4분기에는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물론 올들어 장기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진데 힘입어 단기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연말께에는 경기가 회복국면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았다.

그런데도 FRB가 단기금리를 인하한 것은 금리를 동결할 경우 장기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의 경기활황과 지속적인 달러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국면이
지속된 것도 FRB가 자신있게 금리를 내린 배경이 됐다.

현시점에서 최대의 관심사항은 이번 금리인하가 금융완화국면의 시작을
의미하느냐의 여부이다.

FRB는 과연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FRB가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미국금융시장에서는 최근 0.25% 가량의 금리인하 전망이 증권시세에 충분히
반영됐다.

그런데도 금리인하 발표직후 채권가격이 급등, 시세와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급락한 것은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FRB가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다.

윌킨슨 캐피털마켓스의 이코노미스트 존 맥컬리는 "FRB가 한차례 금리를
내린뒤 다시 올린 사례는 없었다"면서 이번 결정은 "금리인하국면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코티아 맥로이드의 투자분석가 도날드 모드는 FRB가 금리인하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금리를 내려도 될만큼 수그러들었다"고 밝힌 것은
금리를 더 내릴 수 있음을 예고한다고 풀이했다.

이밖에 메사추세츠 파이낸셜 서비스의 투자분석가 제프리 쿠린스키는 현재
5.75%인 연방기금 목표금리가 연말에는 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FRB가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경기회복을 예고하는 경제지표들이 일부 발표된데다 금리하락에
힘입어 경기회복이 앞당겨지면 추가인하가 불필요해진다는 것이다.

내션스뱅크의 이코노미스트 피터 크레츠머는 이번 인하는 "과도한 금융
긴축을 조정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금리를 0.5% 포인트 내리지 않고 0.25%
만 내린 것은 경기가 급속히 회복될 경우 과도한 금리인하가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시장의 또하나의 관심거리는 미국에 이어 일본과 독일이 금리를
인하하느냐의 여부이다.

도쿄금융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마쓰시타 야스오총재가 6일
경기회복이 멈췄다고 진단한데다 7일 일본은행이 콜금리 인하를 유도하자
재할인율 인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우세해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
지수가 1만6천엔대로 8백엔가량 급등했다.

자국통화의 가치급등으로 수출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점에서는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총유동성(M3)증가율과 물가상승률이 목표권에 진입해 있는 지금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재할인율을 내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금리인하가 일본 독일 등으로 파급될 경우
주춤해진 세계경제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