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계속되는 금융사고로 재정경제원 은행감독원등 감독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단순 사고가 아니라 금융기관직원들이 공금이나 고객돈
을 직접 횡령하는 몰염치한 사건들마저 잇달아 터져 감독당국에선 아예
말문을 열지 못하는 실정.

최근들어 거액 횡령사건은 <>지난 5월 서울은행 이모 전지점장이 고객예금
9억2천만원을 횡령해 해외로 도주했고 <>지난달에는 인천투금 신모대리가
콜거래를 통해 차입한 70억원을 부정인출, 가족과 함께 해외로 도망간데
이어 <>이달들어 충북금고 오너인 민병일씨(57)가 3백68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등 한달에 한번꼴로 일어났다.

<>.은행감독원은 지난 5일 최연종부원장주재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전
금융기관 감사회의"를 개최한지 이틀만에 곧바로 충북금고 대주주의 거액
횡령사건이 터지자 매우 황당해 하는 분위기.

은감원은 특히 지난 93년9월에 충북투금에 대해 특별검사를 나갔었고 작년
11월에는 정기검사를 실시한 상태여서 "이번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데 일부
책임이 있지 않으냐"는 시각에 매우 곤혹스런 모습.

특히 민씨가 거액의 공금을 횡령한 것이 은감원감사에서 대주주대출이
적발되자 이를 갚기 위한 것이었음이 알려지자 금융계에선 "은감원이
문제점을 적발만 했지 사후관리는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해석.

< 육동인기자 >

<>.이번사고는 대주주가 골프장사업에 손을 댔다 실패하자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급기야 금고의 돈을 횡령한 것이라는 후문.

민병일씨는 지난82년 충북금고를 인수하기전에 중장비대여업으로 돈을
모았다.

이돈으로 사놓은 땅에 약수가 나와 79년 (주)왕천음료를 설립한후 모기업에
큰 돈을 받고 팔기도 했다.

지난82년 충북금고를 6억원에 인수한 후에도 부동산투자를 모색해 왔던
민씨는 지난89년부터 골프장사업에 손을 댔다.

그는 그린힐골프장을 설립, 경기도 곤지암근처 땅을 기회가 있을때마다
사들였다.

부지매입자금이 달리자 자신이 일정지분을 갖고 있던 충북투금에서 돈을
빌린 민씨는 그것도 모자라 처남인 최명식씨를 영업과장으로 두며 금고의
예금을 유용하고 신용관리기금의 콜거래계수를 조작해 거액의 자금을 빼낸
것.

<>.6일 밝혀진 충북신용금고의 거액예금유용및 불법대출은 신용관리기금의
경영지도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충북금고는 지난해11월 은행감독원의 정기검사때 2백25억원에 달하는
출자자및 동일인여신한도초과 대출이 적발돼 12월17일부터 관리기금의 경영
지도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지도 이후 불법대출규모가 17억원이나 늘어난데다
이중장부를 통해 총예금의 41%에 달하는 3백78억원의 고객예금을 유용했다.

이번사고는 처음으로 경영지도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준 셈이다.

상호신용금고법 시행령은 <>동일인대출한도(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한
대출금합계액이 자기자본을 초과하거나 <>출자자대출금액이 자기자본의
10%를 넘으며 <>은행감독원장 또는 신용관리기금이사장으로부터 임원이
정직이상의 징계명령을 받은 신용금고에 대해 관리기금이 경영지도를 할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총예금의 66%를 넘는 6백10억원에 달하는 거액금융사고를 일으킨 충북
신용금고는 앞으로 파산하거나 제3자로 인수되는 운명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사고를 일으킨 신용금고의 경우 대부분이 제3자에게 인수돼
이번에도 이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재산실사중이어서 향후 처리방향을 거론하는 것은 이르다"고 전제,
"예금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혀 일단은 제3자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충북금고에 돈을 맡겨둔 예금자는 앞으로 당분간 예금을 한푼도 꺼내
쓸수 없게 됐다.

재경원이 이날 충북금고에 대해 공동관리명령을 내리면서 예금지급을 정지
시켰기 때문이다.

관리기금의 실사결과가 나와 예금지급이 재개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예금
지급액이 제한된다.

또 예금자는 이금고의 처리방향에 따라 다른 보상을 받게 된다.

파산할 경우 예금자는 1천만원까지만 파산보전금으로 받게 된다.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