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창(74) 하상남(69)부부.40-50년대 각각 빙상국가대표 명배우로 이름
을 날렸던 사람들이다.

이들부부는 사업가로 변신,최근 비누시장에 본격 참여해 관심을 끌고있다.

이들은 효창쎄리온이란 회사를 설립,지난해 충북 보은농공단지에 7억원을
들여 공장을 건립했다.

이씨가 회장,하씨가 사장이며 20여명의 종업원을 두고있다.

공장을 가동한지 1년여만에 대만 영국 일본등지로 월 1만개정도씩 수출하
고 있으며 미국등지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올2월부터 국내주문도 활발하다.

이회사의 생산품은 "쎄리온"비누및 피부보호크림.이제품의 개발역사는 40
여년전으로 거슬러올라 간다.

해방직전 경성여의전 의학부를 다니던 하씨는 당시 화학비누가 독성이 강
하다는 사실을 알고 인체에 유익한 무공해비누의 개발을 결심했다.

해방이후 20년간 약국을 경영한 것이 개발에 도움이 됐다.

40년대 후반 김진규 허장강등과 콤비를 이룰 정도의 명배우로서 피부관리
에신경을 쓴 점도 개발의욕을 북돋웠다.

마침 이회장도 40년대 제약회사에서 기술자로 일한 경험이 있어 두사람이
개발에 전념할수 있었다.

이들은 헌책방을 뒤지며 의학 광물학서적들을 구해 연구했다.

하사장 자신이 직접 복용해 독성시험을 했고 개 고양이등 동물실험도 수
없이 반복했다.

84년 여러가지 광물질을 합성해 쎄리온이란 신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물질을 이용해 90년 비누를 개발했고 92년 독일국제발명전에 출품,화장
비누의 제조방법을 평가받아 대상을 수상했다.

쎄리온비누는 독성이 없고 피부미용효과가 뛰어나며 수질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충북대 시험결과 최근 밝혀졌다.

하사장은 "6.25사변때 포탄파편에 맞아 손가락하나가 잘렸다"면서 "병신소
리를 듣지않기 위해 40년간 개발에 혼신을 쏟았다"고 말했다.

집을 담보로 개발비를 얻어쓰는 바람에 집을 세번이나 날렸다고 그는 회
고한다.

한국선수로서 동계올림픽에 최초로 참가했고 40년대 세계및 국내빙상대회
에서 1,2위를 수차례 차지했던 이회장.명배우들과 "자유만세""처녀별"등 히
트작을 낸 왕년 은막의 스타 하사장.이들부부는 이제 비누로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걸고있는 셈이다.

두사람은 지난해 12월 연세대 특허법무대학원을 수료한데 이어 쎄리온분
말의 효능에 관한 논문을 준비중이다.

한국여성발명가협회 초대회장을 맡고있는 하사장은 어린이들의 발명의욕
을 진작시킬 목적으로 지난달 "역사적 발명,그뒷 이야기"란 책을 출간하는
의욕도 보였다.

개발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이들로선 할말이 많다.

"몇번이나 부도의 위험을 맞았습니다.

연구개발에 힘쓰는 중소기업에 대해선 정부가 외면하지 않길바랍니다.

그래야 산업의 기반이 튼튼해질수 있는 겁니다"두부부의 간절한 당부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