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5일 민자당의원들과의 조찬에서 지방선거결과와 관련,
"이번 선거에서 너무 이겨도 안되고 너무 져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졌다"고 패배를 솔직이 인정했다.

선거직후 "지방선거는 지방선거일 뿐"이라며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때와 비교하면 불과 며칠사이에 현실인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김대통령은 "이것은 국민의 뜻이고 하늘의 뜻"이라면서 "민심이 천심"
이라고 강조,선거결과가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한발 더 나아가 김대통령은 "대통령이자 당총재로서 내 부덕의 소치로
생각한다"고 말해 모든 결과를 자신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평소 지기 싫어하고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대통령의 성격상 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국정운영스타일이 독선적이고 주위 참모들이 제대로
직언을 하지 않는다는 일부비판에 대해서는 "청와대참모진 중에 듣기 싫은
소리,직언하는 사람이 있다"는 반응을 보여 청와대비서진에 대한 개편은
고려하고 있지않음을 내비쳤다.

김대통령은 이어 "8월25일이면 임기가 절반이 지나는데 이제부터 시작
하는 마음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8월중순경
에는 민심수습차원의 국정쇄신방안이 발표될 것임을 시사했다.

<최완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