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탄 < 동남아학회 연구원 >

베트남에 수출가공지대(EPZ)가 생긴지 4년이 다 돼가고 있으나 외자유치
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등 당초 계획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어서 수출
드라이브정책을 추진하는 베트남정부의 애를 먹이고 있다.

지난 91년10월 제정된 EPZ설립법에 의해 만들어진 EPZ는 모두 여섯군데.

이들 EPZ가 차지하는 면적은 937 이며 외자유치액은 3억1,510만달러에
불과하다.

EPZ건설은 수출지향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산업개발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세계은행이 베트남정부에 추천한 것이었다.

투자신청에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외국인투자자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가 구비된 지역을 제공함으로써 투자절차를 간소화해 외국의 자본을
끌어들이자는 것.

호치민시 탄 투안지역에 처음 설치된 EPZ의 경우 각료평의회가 EPZ법령을
발포하기도 전에 이미 설립되기도했다.

그러나 이후 베트남정부는 사회간접자본시설 미비등을 구실삼아 투자
허가를 내주는데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다.

현재 EPZ 땅을 임대하기 위해 등록한 회사는 25국에서 100사가 넘는다.

EPZ관리위(EMB)는 지난해 10월 26개 프로젝트에 총 8,420만달러의 투자를
허가했는데 프로젝트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의복이나 직물회사들이다.

이처럼 EPZ의 외자유치가 부진한 원인으로 EPZ내의 사회간접자본시설
미비,부적절한 입지선정,애매모호한 투자유인과 무역조건,복잡한 투자및
관세절차등 여러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베트남정부는 그러나 외국인들이 빨리 투자자본을 회수하려한 것을 투자
지연및 실패 원인으로 보고 EPZ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최근 EPZ의 대안
을 마련했다.

산업집중지역(ICZ)이 바로 그것이다.

ICZ가 EPZ와 다른 점은 베트남시장용으로 생산하기 위한 지대라는 것인데
EPZ내 기업에 주어졌던 것과는 다른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된다.

이같은 구상에 따라 일본과 싱가포르의 투자자들이 베트남정부의 승인을
얻어 ICZ를 설립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ICZ설립이 가시화되자 현재 운영되고 있는 EPZ를 대신해 ICZ설립
이 본격화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EPZ가 ICZ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EPZ와 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하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