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확대된 시점을 전후해 국내 증시가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닷새째 계속 올라 40포인트 넘게 상승했으며 특히 지난
1일에는 주말이라 반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거래량이 3,109만주에
달했다.

많은 증시 관계자들이 하반기 장세를 낙관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하반기에도 경기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지자체 선거가
끝나 투자심리가 안정됐고 선거이후 통화 금리 물가 등에도 별다른
불안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지난해말 멕시코 경제위기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남아및
중남미등 신흥 증시에 대한 해외자본 유입이 크게 줄었다가 최근 서서히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판단으로는 하반기 증시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며
다음의 몇가지 불안요인을 어떻게 잘 넘기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선 현재 14.6%선에 머물고 있는 시중 실세금리를 13%대로 낮추고
68억5,500만 달러를 기록한 상반기 무역수지적자를 얼마나 축소할수
있느냐가 관심 사항이다.

이미 지난해보다 많아진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하반기에도 계속 확대될
경우 통화환수 효과로 시중 금리가 하향 안정되기 어려우며 원화절상
추세에 제동을 걸어 물가안정 기조마저 위협할수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하반기에는 자금수요가 많고 재정지출이 집중되기
때문에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의 유입규모에 따라서는 통화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지적할 점은 미국과 일본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걱정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자칫하면 금융공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할 정도로 경제사정
이 좋지 않으며 미국도 당초 예상보다는 경기둔화 속도가 빠르다는 걱정이
있다.

특히 일본의 경기침체가 악화될 경우 미국의 불안정한 경기동향에 큰
타격을 줄수 있으며 지나칠 정도로 설비확장에 열을 올린 우리 경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는 최근 발표된 금융산업개편안대로 증권회사의 업무영역이
대폭 확대된다면 하반기 장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대목이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같은 증권 분야라도 증권 투신 투자자문 등이 병립할수
있도록 각종 규제가 가해졌다.

이제 이같은 규제가 없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매수합병 등으로 주가가
오를 수도 있지만 장외 요인에 따라 증권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이 많다.

특히 국내 증시처럼 각종 제도정비에 개선할 점이 많고 재무구조와
영업력이 취약할 경우 국제 금융위기등 돌발사태의 발생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최근에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는 고도성장의 그늘 아래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부실공사와 인명경시 풍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참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증권당국과 투자자들은 제도개선과
위기관리 강화에 힘써 증시 선진화를 앞당겨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