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종료에 즈음한 김영삼대통령의 특별담화문"발표준비로
부산했던 청와대는 29일오후 삼풍백화점이 붕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담화발표를 취소하는등 그야말로 경악과 참담함이 교차하는 분위기.

지방선거결과에 따른 사후 대책마련으로 부심해온 청와대는 기회있을때마다
김영삼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했던 대형사고가 이날 다시 터지자 말을 잃은채
침통해 하는 모습.

청와대는 성수대교붕괴에 이어 강남 중심지에서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어이없어 하며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

특히 이번 사고가 인파가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대형백화점에서 일어나
예상외로 사상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청와대 분위기는 더욱 무거운 편.

행정수석실은 박성달수석 중심으로 관계자들이 저녁늦게까지 남아 사고
현황파악과 사후 수습책 마련에 분주.

박수석은 사고소식을 접하자 마자 이를 전화로 청와대 본관 김대통령
집무실로 보고했는데 김대통령은 이미 방송보도를 통해 사고소식을 알고
있었다는 후문.

<>.이홍구국무총리는 이날오후 6시께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방한중인
바누아투공화국의 코르만총리와 만찬직전 사고발생 보고를 받고 김용태내무
등 관계장관과 최병열서울시장에게 피해자구조등 사고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긴급지시.

이어 이총리는 예정된 만찬을 단축하고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되돌아와
긴급히 현장방문채비를 갖춘후 오후8시께 김내무장관과 함께 헬기편으로
사고현장을 방문, 구조상황을 점검했다.

<>.통상산업부는 붕괴사고의 원인이 한때 가스폭발로 추정되자 가스관련
담당국직원들을 모두 대기시켜 상황을 파악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강구했으나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가스폭발이 아닌 것으로 추정되자 불행중 다행
이라면서도 사고현장에 파견된 가스안전공사나 한국전력관계자들로부터
사고수습상황을 보고받으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

통산부는 건물의 가스밸브가 사고전에 이미 잠긴 것으로 나타나 가스에
의한 연쇄폭발사고는 없을 것으로 보고 주변지역에 필요한 전력이나 가스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조치.

<>.보건복지부는 29일 오후 삼풍백화점붕괴사고소식을 전해듣자마자 129
응급환자정보센터를 통해 각급 병의원에 구급차출동과 응급환자 진료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하는등 부산한 모습.

복지부는 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중앙및
남부혈액원등에 삼풍백화점 인근 병원의 혈액형별 혈액재고를 파악하도록
하고 예비혈액을 보급하라고 긴급지시.

복지부는 또 일부 부상자들이 분산수용돼 치료를 받고있는 강남성모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삼성의료원 순천향병원등의 의료인력과 응급실이 모자랄
것에 대비, 국립의료원과 인근보건소등에도 의료진파견을 명령.

이와함께 국립의료원에도 예비의료진을 대기시키고 환자가 도착하는 즉시
수술할수 있도록 응급실 준비를 지시하는 한편 적십자사를 통한 긴급구호
활동을 준비토록 당부.

<>.국방부는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구조작업을 적극 지원하라고
산하부대에 긴급지시.

국방부는 이를위해 정보사 특전사 국군통합병원소속 군의관등 장병 1백
50명과 UH헬리콥터 3대 구급차 2대 중장비 2대등을 동원, 밤샘 구조작업을
벌였다.

국방부는 또 항공사령부 소속 헬리콥터18대를 출동대기시키는 한편 헌혈을
위해 장병을 대기시켰다.

<>.내무부는 민방위기획과에 "중앙구조구난본부상황실"을 설치, 구조및
병원확보문제등을 총괄적으로 지휘.

특히 119구급대와 구조대를 총동원해 구조활동을 펴고 있으며 국방부
보건복지부등 관계부처와의 구난방법을 총지휘하고 있다.

<>.서울시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관련, 도시방재종합센터를 가동
하고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

시는 사고가 나자 곧바로 갑호비상령을 내리고 구급차 90대, 구조대 10대,
헬기 2대, 차량 1백28대및 인원 4백91명을 사고현장에 투입, 사상자 구조
작업을 벌이는 한편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에 착수.

최병렬서울시장은 이날 오후6시30분 세종문화회관에서 이임환송연을 계획
했으나 인사말만 한뒤 행사를 취소하고 곧바로 이동부시장 강원도소방본부장
등과 사고현장으로 가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퇴근 무렵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소식을 접하고 사무실에서 TV를 보던
건설교통부 직원들은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해 부실시공이 사고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하나같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

삼풍이 자기 건물을 지으면서 그것도 지상 5층밖에 되지 않는 건물을
어떻게 일시에 무너질 정도로 부실하게 지었는지 이해할수가 없다는 것.

오명 건교부 장관은 이날 평소보다 빨리 오후6시 조금 넘어 퇴근 했다가
비서관의 연락을 받고 6시40분께 다시 사무실로 되돌아와 관계관회의를
소집, 사고에 관한 관계관들의 의견을 청취.

오장관은 이어 9시께 이윤식 건설안전기술공단 이사장과 함께 삼풍백화점
사고 현장을 찾아 서울시 관계자 등으로부터 사고 수습 진행상황및 사고
원인 조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