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이 사방 물로 둘러싸여 있거나 그 한쪽이라도 연못에 접해 있으면
골퍼들은 겁부터 먹는다.

보통은 "물에 빠뜨리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에 사로잡힌 나머지 다른
것은 고려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

그린주위에 물이 있으면 퍼팅한 볼은 물쪽으로 흐르는 성질이 있다.

물론 물이 볼을 끌어당기는 인력이나 자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물은 호수나 바다등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불변의 속성이 있을뿐이며,
이 때문에 그린 전체가 물쪽으로 낮게 경사를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퍼팅한 볼은 당연히 물이 있는 방향으로 꺾여 구른다.

즉 볼-홀의 연결선상 오른쪽에 물이 있으면 슬라이스라인이 되고
왼쪽에 물이 있으면 훅라인이 되는 것이다.

물은 그린의 경사뿐만 아니라 잔디결의 생장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잔디는 물이 있는 쪽으로 자라므로 볼-홀의 위치에 따라 잔디결이
역방향인지 순방향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