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레이스의 선두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주자는 대림자동차와 효성기계.두업체는 연간 3천5백~4천억원 규모의 국내
오토바이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이들의 레이스는 "선두 다툼"이기도 하지만 "탈꼴지 경쟁"과도 같다.

사활을 건 싸움이라는 얘기다.

경쟁의 양상은 총체적인 판매확대에서 이제 배기량별 시장에서의 전투로
변하고 있다.

1백25cc급, 1백cc급 상용, 1백cc급및 50cc급 스쿠터등 3대시장에서 밀고
밀리는 각개전투를 전개하고 있는 것.

두회사는 서로 상대방이 우위에 서있는 곳에 새로운 모델을 내보내면서
시장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들어 가장 두드러진 반전은 1백25cc급 시장에서 효성의 약진.

효성은 지난해 6월 "크루즈125"를 선봉장으로 내세워 절대 열세인 이
시장을 공략했다.

그결과 올해들어 5월까지 효성은 1백25cc급 시장에서 53.9%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시장판도가 대림 79대 효성 21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이다.

지난 90년 이후 처음으로 1백25cc급 시장에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50cc급 스쿠터시장 선점에 이어 1백25cc급 시장에서 두번째의 성공
을 거둔 셈이다.

효성은 이러한 성공의 원인을 독자 모델 개발에서 찾고 있다.

효성기계 김병무상무는 "독자모델은 로얄티를 지불하지 않아도돼 그
비용만큼을 몇가지 기능을 추가하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르즈125는 유냉식으로 엔진을 설계해 기존의 공냉식보다 장거리운행에
유리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 내놓아 50cc급 스쿠터시장을 선점한 "슈퍼캡"도 자동차에서
채택하고 있는 디스크브레이크시스템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림은 비교적 여유있다는 태도이다.

"비성수기의 시장점유율은 무의미하며 성수기에 돌입한 5월부터는
1백25cc급에서도 역전되고 있다"(곽을식대림자동차영업부장)는 것이다.

실제로 5월 한달동안 1백25cc급 시장에서는 대림이 51.7%의 점유율을
보이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시장점유율에서는 68.3%대 31.7%로 여전히 대세를 장악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대림은 또 열세에 있는 50cc급 스쿠터시장도 5월말부터 내놓기 시작한
"윙크"로 반전시킨다는 구상이어서 연말에나 가야 진정한 승부를 가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느긋한 태도와 달리 대림은 2개월전부터 1백25cc급인 "어드밴스"의
TV광고를 시작했다.

어드밴스가 효성에 상당히 밀리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달부터는 윙크 선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3억원의 광고비를 들여서라도 두분야에서 열세를 만회하겠다며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배기량별 시장선점을 둘러싼 오토바이업계의 공방은 새로운 모델을 내놓기
시작하는 하반기부터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대림은 독자개발한 1백cc급 상용오토바이 "알티노"를 하반기부터 내놓는다.

이미 독점하다시피한 1백cc급 시장에서 "승리 굳히기" 작전이다.

대림측은 5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윙크의 주문이 밀리고 있다며 벌써부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도에도 1백25cc급과 1백cc급에서 각각 1개 기종을 개발해 7대3의
황금분할을 지켜가겠다는 것이다.

효성은 1백25cc급 "엑시브"를 이달부터 시판키로 했다.

엑시브는 국내 처음으로 DOHC엔진을 채택했으며 상반기 이 시장에서의
우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내세운 효성의 비밀병기이다.

효성은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1백cc급 상용오토바이와 스쿠터를 각각 1개
기종씩 내놓아 절대적 열세인 1백cc급 시장에서도 세번째 성공을 거두겠다는
생각이다.

또 3백cc급 대형오토바이도 내년 상반기에 출시,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하던
대형오토바이시장에도 뛰어들어 대림이 없는 이곳에서 독주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5대5의 백중세는 물론이며 나아가 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이 효성측의 설명이다.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배기량별 오토바이시장에서 수성과 탈환을 거듭
하고 있는 두업체 사이의 공방전이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앞으로
시장판도가 어떻게 변할지가 재계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