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박수룡씨(41)가 28~7월1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734-0458)에서 6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거친 마티에르,입체감 넘치는 화면등 독특한 기법을 통해 도시
뒷골목인생들의 갖가지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 주목을 받아온 박씨의
신작전.

출품작은 소품부터 1,000호짜리 대작까지 30여점.

"그동안 제그림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지던 갈색톤의 다소 어두운
화면이 사라졌어요.

대신 녹색 주조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생겨났습니다.

환경이 달라지니까 그림의 톤도 바뀌더군요"

지난해 1월 경기도 남양주로 작업실을 옮기면서부터 화면에 자연이
주는 청량한 분위기가 스며들게 된 것같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가난했던 어린시절 고향이나 변두리삶의 모습들이 80년대의
암울했던 분위기와 맞물려 실림으로써 전체적으로 어둡고 심란하게
느껴지던 화면들이 밝고 경쾌해지기는 했지만 대신 작품이 가벼워진
것은 아닌가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추상과 구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각적 충격과 심적동요를
유발해내는 그의 작품은 독특한 개성때문에 보는이를 무한한 사색의
길로 안내한다는 평을 들어왔다.

회화라기보다 릴리프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 것은 화면위에 나타난
울퉁불퉁한 요철구조와 균열때문.

이같은 효과는 합성수지에 열을 가해 녹이거나 칼로 도려내는등
다양한 처리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박씨는 전남해남 태생으로 조선대 미대회화과와 동국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연2회 특선(87-88년)한데 이어 우수상을 수상
하고, 90년대 대표작가군에 합류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