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당국자간 쌀협상과 관련, 이 회담을 성사시킨 무공의 홍지선
북한실장(50)이 화제의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 해서 "홍길동"이라는 별명을 얻은 홍실장은
서울대 사학과를 나와 지난 73년 무공에 입사했다.

20여년을 근무했으면서도 해외근무는 지난 75-76년중 비엔나무역관근무
경력이 전부.

나머지 기간은 오로지 동구권과 북한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비엔나무역관도 주업무가 동구시장개척이었으로 사실상 한 우물만 판
셈이다.

홍성좌 전상공부차관의 조카인 홍실장은 지난 88년 당시 박영수사장에
의해 동구권시장개척을 맡는 특수사업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지금 동구권에 세워진 무역관들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동구권 공략을 펼치는 한편으로 홍실장은 틈틈이 중국을 방문, 연변의
조선족들과 인맥을 쌓기 시작했다.

대북경협에 대비해 이른바 "연변라인"을 구축한 것이다.

재미교포로 연변 과기대를 설립한 김진경목사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주도면밀하게 대북경협을 추진해온 홍실장에 대해 재계의
대북담당자들은 "업무에 대한 집념이 강하고 정세판단이 정확한 것이 최대의
강점"이라고 평한다.

<임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