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북 차관급 쌀회담은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극비작전으로 전개돼
공식적으로는 회담추진과정을 알 수 없을 정도.

다만 지난4일 한국정부가 북한측의 협상제안을 수락하고 6일부터 11일
사이에 무공(KOTRA)의 홍지선 북한실장과 북한의 김봉익 삼천리총회사
사장간의 비밀회담에서 쌀원조에대한 협의 초안이 마련됐던 것으로 확인
되고 있다.

이 회담은 하얼빈 최대 조선족 기업인 최수진씨에의해 이루어졌다.

지난 12~14일 사이 통일원등 정부관계자가 비밀리에 북경에 도착,북한측과
다시 회담을 가졌으며 그후 17일 이석채재정경제원차관과 김금철 아태평화
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까지 회담을 갖고 원칙적인 합의를 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한 간 쌀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것으로 알려지자 황병태 주중
한국대사는 19일부터 27일까지로 예정된 호북 신강등 3개,내륙지역 출장길
에 나섰다.

쌀회담에 진전이 없을 경우 황대사는 모든 일정을 취소,북경에 머물면서
사태추이를 살피며 본국의 지시를 받게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아침까지만해도 출장여부가 불투명했으나
모처로부터의 전화를 받은후 마음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8일 저녁회담부터 북한측이 1백만m쌀 제공을 돌연 요청,한때 남북한
회담이 결렬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우리측이 긴장.

우리측은 북한측의 이같은 터무니없는 제의가 곧 회담무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으로 본국과의 의견조절로 한때 어수선했다는
뒷얘기.

그러나 이러한 북측 주장은 19일 오전회의에서 철회되고 대신 30만m을
수정제의,우리측과 최종 담판을 벌였다.

결국 이번 15만m으로 합의하고 나머지 15만m에대해선 남북대화 진전 여부
에따라 재검토키로 절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경의 외교소식통들은 남북한 북경회담은 쌍방 모두 타결을 보지
않을수 없는 입장으로 분석하며 "이미 대외에 공개된 상황에서 "원점회귀"는
불가능하며 국내정치상황으로 볼때 어떻게든 타결점을 찾을 것으로 낙관.

서방소식통들은 북한이 일본을 통한 쌀 도입작업을 원활히 하기위해서도
금번회담의 조속 타결이 시급하다고 판단,한국측 제안을 대부분 수용할
것이라고 전언.

< 북경=최필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