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 고급아동의류 전문업체 오시코시 B''고시사가
비틀거리고 있다.

매출신장세가 지지부진한데다 손에 떨어지는 몫 역시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80년대 여피족(연간 3만달러이상 수입을 올리는 전문직 도시젊은이)의
소비풍조에 편승해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사업운이 이제는 다했지
않았느냐는 위기감도 사내에 감돌고 있다.

오시코시의 올해 예상매출액은 4억2,500만달러.

지난 90년보다는 31.4% 많은 것이지만 5년동안의 매출신장세로는 실망
스럽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순익면을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하다.

지난 90년 2,950만달러에 달했던 순익이 지난해에는 700만달러선으로 주저
앉아버린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을까.

전문가들은 오시코시가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응할수 있는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지 못했던 점을 꼽고 있다.

첫째 최대 거래선인 백화점들이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갔다.

백화점들은 "갭키즈" "키즈''R''어스" "랜스 엔드"등 아동의류전문점들의
도전에 직면, 점내아동의류매장을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버렸다.

둘째 우후죽순 처럼 생겨난 할인의류전문점들이 오시코시 디자인을 모방한
품질좋은 옷을 저가격에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를 대거 빼앗아 갔다.

판매망이 축소되고 저가격 경쟁제품에 치이는 이중고에 직면해서도 고가
전략에 매달린 결과가 매출성장률 둔화와 순익감소로 되돌아왔다는 지적인
것이다.

"K마트에서는 단돈 5달러면 한 두해 족히 입힐수 있는 옷을 살수 있는데
굳이 값비싼 오시코시브랜드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한 소비자의 말에서
오시코시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를 캐낼수 있다는 것이다.

오시코시는 물론 고가 아동의류에 치중했던 것만은 아니다.

오시코시는 창업당시 허리둘레가 60인치 이상인 성인의류에 주력, 74년
까지만해도 아동의류비중은 5%에 불과했었다.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일변했다.

고급아동의류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그에따라 매출도 크게 뛰었다.

지난 90년 아동의류매출은 3억4,000만달러에 달해 10년전에 비해 무려
8배나 급증했다.

만들기만 하면 무조건 팔리는 시기였다.

주문에 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고급아동의류시장에서의 성공은 오시코시의 브랜드이미지를 고착
시켰다.

여성캐주얼및 임부복에 오시코시브랜드를 붙여 내놨지만 팔리지 않았다.

남성캐주얼의류도 마찬가지였다.

시어스로벅이 89년부터 남성캐주얼의류를 라이선스생산했지만 3년만에
포기해야 했다.

오시코시는 아동의류전문브랜드란 이미지에서 벗어날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저가의류와 전문점들의 도전도 거셌다.

오시코시는 그러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오시코시는 우선 사업을 보다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신발 장난감등 아동관련 부대사업을 강화하는등 아동시장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영.유아시장을 노린 베이비 B''고시도 2년전 발족시켰다.

판매망에도 손질을 가하고 있다.

고급백화점일변도에서 탈피, 대중백화점매장을 새로이 개척했으며 68개
자체할인매장도 갖췄다.

할인매장은 미 전체아동의류제품의 45%를 소화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카탈로그를 통한 통신판매방식도 도입했다.

이밖에 동남아지역에서의 생산을 강화하는등 생산원가절감에도 주력,
수익성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성공여부를 단언하기엔 아직 이르다는게 중론이다.

오시코시가 새로운 마케팅전략에 힘입어 80년대의 호황을 또다시 즐길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