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17일밤 북경에서 차관급회담을 갖고 대북쌀지원에 따른
구체적방안을 협의했다.

지난해 김일성사망후 처음으로 열린 이번 고위급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이석채재정경제원차관이,북한측에서 전금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1차접촉에서 양측대표단은 북한에 제공될 쌀의 양과 상환조건,인도시
기,제공방법등에 관해 집중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회담결과는 비공개원칙에
따라 밝히지 않다.

정부는 대북쌀제공이 확정될 경우 쌀의 구입재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할 방침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와관련 "이번 북경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빠른 시일내에 1차로 5만톤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차관과 전부위원장과의 회담이 1차접촉을 시작으로
3일동안 계속 될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고위당국자도 "이번회담이 북한에 대해 쌀을 조건없이
지원하겠다는 김영삼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뤄지는 것인 만큼 정부는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회담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라면서 "회담결과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당국자는 "회담은 주로 쌀지원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나 다른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고 "우리의 대북쌀지원 노력이
성사될 경우 남북한 긴장완화는 물론 관계개선에 있어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차관은 이날오전 북경으로 대표단 3~4명을 이끌고 떠났으며 북한측
대표단은 오후에 북경에 도착,현지에 있던 전부위원장과 합류했다.

한편 홍재형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이날 "북한에 쌀을 제고하게
될 경우 필요한 재원은 우선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하게 될것"이라고
밝혔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