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팔도(영국)가 말했다.

"시네콕 힐스GC는 스코틀랜드의 바닷가코스보다 더 링크스코스다운
링크스코스이다. 그린은 작고 러프는 더 길다. 기후도 전형적인 영국의
여름이다.

이곳에서의 골프는 볼을 띄워 2온2퍼트를 하는 미국식이 아니다. 갖가지
상황에 맞춰 감으로 볼을 쳐야하고 샷을 만들어 내는 창조력이 필요하다.
당연히 우승찬스는 유럽선수에 더 많지 않을까 한다"

팔도는 대회개막 11일전인 지난 4일 이곳으로 왔다.

대다수 선수들이 이번주 들어 이곳으로 온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그런 열성을 보이는데는 이유가 있을 것인데 사실 그 이유를 간파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팔도나 그레그 노먼, 닉 프라이스등 현존 최고의 선수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딱 한가지이다.

4개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보는 것이다.

팔도나 노먼등 "야심가들"의 입장에서는 이번 US오픈이야말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최고의 찬스"가 된다.

영국선수인 팔도가 링크스코스를 더 선호하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영국오픈과 매스터즈우승경력의 팔도로서는 US오픈우승이 가장 절박한
과제이고 따라서 절호의 기회인 이번대회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요인에 기인, 미골프다이제스트지도 팔도의 우승확률을 10분의 1이나
보며 우승후보랭킹1위로 꼽고 있다.

<>.그레그 노먼(호주)도 마찬가지다.

그의 메이저우승은 모두 링크스코스에서 벌어진 영국오픈뿐이다.

그가 올라운드플레이어이기는 하지만 심적으로 링크스코스가 더 편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는 사실 이번대회의 감회가 새롭다.

지난 86년 이곳에서 벌어진 US오픈에서 노먼은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
였으나 4라운드에서 75타나 치며 12위로 추락한바 있다.

당시만 해도 "덜 숙성됐다"할수 있는 노먼은 3라운드때 "겁쟁이"라고 욕을
한 관중과 대판 언성을 높였었고 그것이 최종일 부진의 한 요인으로 지적
됐다.

86년도에 노먼은 4개메이저대회에서 모두 3라운드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이했었다.

이때문에 분석가들은 "노먼이 그랜드슬램(단일연도 전메이저 우승)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라고 까지 말한다.

그같은 역사의 노먼이 9년후 다시 "감회의 장소"인 이곳 시네콕에서
어떻게 대서양의 바람과 싸울지 궁금하다.

<>."악마의 바람"이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순식간에 삼켜 버리는 곳.

그런 시네콕 언덕에서 드디어 대회는 시작됐다.

이곳시간 15일 아침 6시45분이니까 한국시간으로는 15일 오후 7시45분
첫조가 출발한 것이다.

모든 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날 조편성도"얘기가 될만한 선수들끼리의 조합"
이었다.

전년도 챔피언인 어니 엘스와 닉 프라이스 그리고 최연소참가자인
아마추어 타이거 우드가 한조가 돼 첫샷을 날렸고 톰 왓슨과 닉 팔도,
그리고 미국 최대의 희망인 프레드 커플스가 역시 한조였다.

또 노먼은 86년 이곳대회챔피언인 레이 플로이드및 폴 에이징거와 조를
이뤘다.

스탠포드대 1학년으로 19세인 타이거 우드는 전날의 연습라운드에서
대부분 파4홀을 1번아이언으로 티샷했다.

"러프가 워낙 치명적이니 파5홀 아니면 굳이 드라이버로 칠 필요가 없지요.
1번아이언도 270야드는 나가니까요"

아이언으로 270야드?

우드나 이글을 읽는 독자들이나 다같은 아마추어.

그런데 왜 우리는 드라이버로 쳐도 그 거리가 안나는 것일까.

<>.다음은 이번대회의 개요이다.

<>대회포맷 = 156명(프로 153,아마3명)의 72홀 스트로크플레이.

커트오프는 공동 60위까지 또는 선두와 10타차이내의 선수.

4라운드결과 동률선두의 경우는 월요일에 18홀 연장전.

<>상금 = 총상금은 200만 달러.

우승상금은 35만달러(약 2억6,600만원)이고 2위상금은 20만 7,000달러.

<>코스 = 시네콕힐스GC.

파70에 전장 6,944야드.

벙커수는 150개.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