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는 12일 저녁 9시40분 방송사상 최초로 공직선거 출마자들의
자유토론 생방송을 성사시켜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기대만큼 자유로운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는게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3후보간 자유토론의 사회를 맡았던 정동영 앵커
(43)는 책임감만큼이나 부담감도 컸다고 한다.

- 공직선거사상 방송매체를 통한 최초의 자유토론으로 주목을 끌었는데
진행자로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솔직히 불만스럽습니다. 방송이 바람직한 선거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 자유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 내려고 무척 애를 썼는데 생각만큼 잘되지
않더군요.

저의 진행미숙에도 원인이 있었겠지만 후보자들이 협조를 안하더군요"

- 진행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시작한지 30분이 지나도 토론은 하지 않고 계속 저를 바라보며 얘길
하는 거예요.

몇번이나 후보자끼리의 활발한 토론을 당부했는데도 각자의 정견만
개진할 뿐 반론은 제시하질 않더군요"

- 준비과정은.

"2주정도 시간을 가지고 치밀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보도국 기자들로부터 쟁점이 되는 질문을 취합하고, 진행은 어떻게
할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문제 등 많은 논의를 거쳤습니다"

-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보다 각 후보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 편파적 진행이었다는
평가를 듣지 않으려 무척 신경을 썼습니다"

- 선거에서의 방송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방송은 후보자 홍보의 장이 아니라 유권자에게 후보자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이 돼야 합니다.

이번 자유토론이 비록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냈지만 선거에서의
토론문화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