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열풍이 불고 있다.

6.27선거가 끝나면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하반기가
시작된다.

올 하반기 경제운용에서 특히 강조돼야 하거나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우선 물가관리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협조관계를
유지할 것이냐가 관심의 초점이 된다.

지금까지는 물가를 관리하는데 있어 시.도지사 협의회 등을 통해
이른바 관치 물가체제를 동원할수 있었다.

이제는 이러한 체제를 동원하기가 어렵게 돼 있다.

따라서 물가를 다스리는 수단과 방법이 과거와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지자제 아래에서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체제를
강구해야 한다.

올해 우리경제는 설비투자의 호조와 건설경기회복에 따라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4분기에는 9.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2.4분기에도 경제활황이
계속돼 상반기에 9.5%,연간으로는 9%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한국은행과 민간 연구기관들이 전망하고 있다.

설비투자의 증가는 자본재수입이 증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자본재수입은 1.4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39.4%나 늘어났고 4월과
5월에도 각각 50%안팎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러한 설비투자증가에 따른 고성장은 그대로 국제수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4월까지의 경상수지적자는 43억달러를 넘어 지난해 연간 적자규모
(45억3,000만달러)에 육박했다.

5월까지의 적자 누계는 5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런
추세라면 연간 100억달러 적자기록도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올들어 3.5%나 절상돼 있다.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환율은 절상되고 있는 것이다.

원화의 절하가 아닌 절상 또는 절상기조 아래서 국제수지 적자폭을
줄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는 경제운용에 있어서 하나의 도전이자 딜레마라 해도 좋을 것이다.

환율 국제수지 뿐 아니라 통화관리도 경제운용의 중요한 내용이
아닐수 없다.

재경원은 앞으로 추가적인 경기진정책은 없을 것이고 선거후 하반기에
급속한 통화환수도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국은행은 12일 하반기 통화관리는 통화증발 요인이 많아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통화.재정.외환등 거시경제수단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통화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고 재경원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이다.

통화가 어느정도 늘어나야 안정적인지에 관한 논란은 계속 이어져
오지만 통환관리는 결코 숫자놀음은 아니다.

목표숫자 범위안에서 통화를 운용하면 성공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라는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기흐름,물가,국제수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어떤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서둘러 정책을 조정하는 시행착오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물가를 포함한 경제문제를
푸는 일에 협력하는 모델부터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