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중앙보상서비스센타 이종렬대리(35)는 입사한지 11년동안
자동차보험사고에 반드시 수반되는 대물보상처리업무만을 맡아온
베테랑 손해사정인이다.

"사고로 인해 부서진 차량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고칠수 있도록 보험사와
가입자(피해자)간에 중간다리역할을 하는 일" 이대리는 손해사정인의
역할을 이렇게 표현하면서 "한마디로 사고 처리를 원만하게 유도하는
중매쟁이"라고도 할수 있단다.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보험사를 상대로 사고처리에 미숙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가입자나 피해자가 쌍방과실여부나 수리비 보상등을 협의하면
자칫 불이익을 받을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고를 처리하는
손해사정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대리의 하루 일과는 꽤 바쁜 편이다.

오전 8시께 출근,밤사이에 접수된 사고를 파악한다.

대형사고등 긴급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판단되는 사고부터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서울의 중구 종로구 서대문구 용산구등지에 여기저기 널려져 200여개
정비공장에 들어가 있는 차량들의 부서진 부분을 사진찍어 보존하고
부품값 공임등을 고려해 수리비를 뽑아 정비공장측과 협의한다.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가입자에겐 사고현장에서 적정수리비를 산출해
현금 지급하는 서비스도 한다.

이같은 현장출장을 끝내고 회사에 돌아오면 오후 6시경.

그후에 업무처리결과에 대한 서류작업을 하고 나면 저녁 8시는 넘어야
일이 끝난다고 그는 말했다.

"최근 음주운전 단속이 강화되고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과태료가
오른 탓인지 교통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그는 "그러나 보상업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기에는 사고가 너무 많이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이대리는 같은 장소에 일어난 사고라 해도 똑같은 사고가 한건도
없고 보험특성상 피해자에게 100% 만족을 주는 보상을 해줄수 없다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이유가 어떻든 사고를 당해 보험의 효용을 느끼게 되는 고객과
직접 만나는 최일선보험서비스맨이란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는 "자동차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수 밖에 없고 이에따른 사고도
불가피하게 증가해 손해사정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리는 요즘 개인적인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현장경험을 자료로 만드는 것이다.

손해사정부문에서만큼은 업계 최고를 지향하는 신세대 금융인이
되겠다는 꿈을 실현시킨다고나 할까.

< 송재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