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력회사들이 AT&T,MCI등 장거리 전화회사들과 같이 자유 경쟁체제
로 돌입, 마케팅을 하면서 전력을 공급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전력산업의 자유경쟁은 영국 노르웨이등 유럽국가에서는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지역별로 영업을 제한하는 관계규정에 묶여 업체의
자유로운 마케팅활동이 제한을 받아왔다.

이러한 제한철폐에 가장 먼저 발벗고 나선 곳이 캘리포니아주이다.

캘리포니아주의 공공시설위원회가 소비자들이 전력공급회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한 것이다.

그 운영시안을 보면 우선 내년까지 전력소비량이 많은 산업체를 대상으로
직거래를 허용하고 2001년까지 일반 소비자로까지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전력산업에 불어닥치는 자유경쟁바람은 올들어 유타주를 비롯 위스콘신,
워싱턴,캔자스,미주리주등지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미연방에너지위원회도 최근 두가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하나는 국내 에너지업체들간의 전력거래를 허용한 것이고 또 하나는 타사의
송전시설을 이용토록 한 것이다.

업체끼리 자유경쟁을 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준
셈이다.

이에따라 관련업체들은 업체간 경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판단, 더욱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스포케인에 있는 워싱턴워터파워사는 리노의 시에라퍼시픽리소스사와
연합, 비용절감등 경쟁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캘리포니아
전력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캔자스시티의 유틸리콥 유나이티드의 경우는 영업범위를 미전역 50개주로
확대한다는 공격적인 시장전략을 세웠다.

에너지원(Energey One)이라는 브랜드명칭까지 만들어 각계각층의 소비자들
을 공략한다는게 전략의 기본 골격이다.

위스콘신 일렉트릭 파워사는 자유경쟁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주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전력업계의 경쟁은 물론 대형회사들에 의해 선도되고 있다.

충분한 전력량과 마케팅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전력의 자유경쟁이 실현되면 미국 경제가 큰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수백억달러의 소비자 전력요금부담이 줄 것으로 전망되며 이것은
곧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지난 91년부터 완전 자유경쟁을 실시하고 있는 노르웨이는 소비자들의
전력요금부담을 평균 20%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력시장의 구조도 크게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공급자위주의 시장구조였으나 앞으로는 소비자위주로 시장이
개편된다는 얘기다.

예컨데 각종 서비스개선 전력볼트조정, 합리적인 전력요금산출등이 그것
이다.

그러나 이에따른 부작용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한 전문연구기관에 따르면 조력 풍력등 대체에너지 개발이 주춤해질 것이고
건설비와 폐기물처리 비용이 많이 드는 핵발전소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하튼 전력업계는 앞으로 다가올 자유경쟁시대를 맞아 기업간 인수 합병
소문이 벌써부터 무성하다.

자유경쟁이 극치를 이루는 미국에서 아직도 경쟁제한적인 부분이 남아
법정비가 계속되고 업체간의 합종연형이 예상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