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불혹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질적 양적으로 크게 증대된다.

바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는 피할 길이 없고 그렇다고 속세를
떠나 산으로 들어갈 입장도 못된다.

피할길이 없다면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질병으로 연결되는 것을 방지
하는 것이 삶의 지혜가 아닌가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나는 단전호흡을 택했고
매일 아침 7시부터 1시간 10분간 운동을 해온지 3년이 됐다.

나는 매일 오전 5시 반이면 기계적으로 눈을 뜬다.

옛날에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었는데 단전호흡을 하면서부터 조기기상이
습관화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상계동에서 도장이 있는 강남구청 근처까지는 1시간
가까이 걸리는 먼거리이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이른 아침 집을 나서는 것이 고통 그 자체였다.

그렇지만 운동을 마치고 나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몸과 마음이 가뿐
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이 찾아왔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뼈속에 스며있는 스트레스까지 남김없이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단전호흡수련은 70분으로 먼저 몸을 푸는 조신법이 20분 호흡이 40분
그리고 마무리운동(강정법)10분으로 구성돼 있다.

40분간 호흡을 할때는 어둠속에서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을 나타내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은은하게 녹음을 통해 들려온다.

내 스스로가 마치 깊은 산속에 앉아 고요히 명상에 잠겨서 우주를
아랫배 깊숙한 곳까지 끌어들이는 느낌을 받는다.

단전호흡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호흡만 하는 단순한
운동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이것이 그렇게 단순한 운동은 아니다.

상당한 육체적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는 수련이다.

3-4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조금씩 반복하는 사이에 자연스레 동작을 익히게 되고 그 동안
수련하면서 이겨낸 고통의 순간들을 생각하며 스스로가 대견하게 여겨지며
자신감도 솟아난다.

요즈음 사람들은 건강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착각을 하는지 각종
진귀한 약재를 비싼돈으로 구입해 열심히 먹고 있다.

약재는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에 불과한데 이를 마치 건강을 가져다주는
요술방망이로 맹신하고 있는 것 같아 우습기만 하다.

단전호흡을 시작한지 3년이 다 됐지만 나는 아직 감기에 걸린적이 없다.

쉬 피로해지지도 않으며 주위에서는 얼굴이 항상 윤이 나고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다고 말을 한다.

강용중(전직 외무부직원) 강신오(대한석재 사장) 김우신(강남구청 시민
봉사실장) 김인철(국민대교수) 김홍식(명지대교수) 유병문(모토로라 이사)
류종홍(청담2동 사무장)씨 등 다양한 동료들이 나와 함께 땀을 흘리며
완전한 건강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