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서 한글을 구현해내는 방식과 관련한 "한글코드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윈도즈95"등 운영체제
프로그램에서 기존의 완성형 방식을 확장변형한 형태의 "한글통합형 코드
시스템"을 채택함에 따라 조합형을 지켜왔던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새로운 코드체계가 2천3백50자만을 표현할 수 있었던
기존 완성형코드의 단점을 보완해 조합형으로만 가능했던 1만1천1백72자를
모두 표현할 수 있다고 밝히고 오는 6월과 10월에 각각 발표될 "윈도즈 NT"
및 "한글 윈도즈 95"에 이 코드체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이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결정은
"한글을 온전히 컴퓨터에서 표현해내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드체계는 단순히 기존 완성형이 표현할 수 없는 글자
꼴을 원칙없이 배열한 것으로 문자정렬등 한글처리에 있어 무리가 따르며
여전히 한글 고어처리등에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그동안 복수 국가표준으로 자리잡았던 완성형 조합형의 원칙을
외면하고 변형된 새로운 코드체계를 제시함으로써 국가적 표준에 혼란을
초래하고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등에 부담을 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한글코드 공청회를 개최하는등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자결정에 대한 공동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통합형코드체계가 기존 완성형 응용프로그램과
데이터 호환성을 유지하고 현대어를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이같은 코드체계에 따르는 개발업체의 지원을 계속해 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코드체계를 도입키로 한 윈도즈95등은 모든 PC에
기본 장착되는 운영체제 프로그램으로 그 영향력이 커 한글코드체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