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대형 식품업체들이 최근 자사제품을 판매할 국내 파트너를 기존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이나 도매업체로 잇달아 변경하며 국내시장 공략을 강
화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종합식품회사인 미국의 캠벨사는 선경유통과
손을 잡고 비스켓 초콜릿 등 자사의 과자제품을 오는 9월경 국내에 첫 상륙
시킨다.

이에 따라 선경유통은 최근 "아노츠비스켓"이란 이름으로 국내 대리점모집
에 들어갔다.

아노츠비스켓은 아시아지역에서 통용되는 캠벨사의 과자부문브랜드다.

선경유통은 국내 대리점을 통해 캠벨사의 비스켓 초콜릿 등 과자제품은 물
론 커피 차 음료 통조림 등도 공급할 계획이며 초년도에 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콜럼버스는 오는 7월부터 미국 마즈사의 인기제품인 M&M초콜릿과 스티모롤
껌 등을 직접 독점수입판매한다.

마즈사는 그동안 네덜라드에 본부를 둔 다국적 마켓팅업체인 EAC사를 통해
자사 제품을 국내에 판매해 왔는데 연간 매출액이 1백억원에 달할 정도로
국내 시장이 커지자 EAC를 배제한 독자 진출을 검토해왔었다.

콜럼버스는 또 제너럴크래프트치즈와도 조만간 국내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스내플음료를 판매해온 미국의 스내플베버리지사가 국내
파트너를 중소무역업체인 청호에서 제일제당으로 일방 변경,물의를
빚은 바 있다.

업계는 청호가 지난 2년간 스내플의 판매망 구축을 위해 16억원이나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스내플베버리지사가 파트너를 바꾼 것은
제일제당이 가진 국내 최대의 식품유통망을 탐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캠벨사도 자사의 음료제품인 V8쥬스의 국내 판매권을 최근
농심에서 동원산업으로 돌렸는데 이는 농심이 면제품이 주력이어서
상대적으로 음료인 V8쥬스의 유통에 한계를 보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외국의 대형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파트너바꿔타기에 나선
것은 국내시장 진출 초기의 테스트마켓팅을 끝내고 본격적인 국내
시장공략을 위해선 일선 소매점에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기업이나 도매업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다국적 식품업체들의 이같은 파트너변경사례나 합작법인을
통한 국내 현지생산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