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전후에 출범한 기업중 해외사업에 성공, 급성장을 거둔 혼다
(본전)의 빛과 그림자를 집중조명한 책 "혼다신화"(원제:신화,문예춘추사간)
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있다.

"교조가 죽은후"라는 부제가 붙은 이책은 창업주 혼다의 경영전략과 현재
의 경영을 비교하고, 혼다가 성공한 비결이 무엇인지와 오늘날 상황은
어떤지를 다뤘다.

동시에 세계 자동차산업의 역사및 일본의 전후50년 경제발전사와 연계해
"혼다신화"가 갖는 의미를 재질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전기연공업은 천재기술자 혼다 소이치로(본전종일랑)가 세운 회사이다.

"전후 무에서 오토바이산업을 부흥시켰으며 이를 다시 자동차산업으로
급성장시켰다"고 이책은 평한다.

그러나 이 회사의 경영을 끌고간 것은 또다른 창업자 후지사와 다케오이다.

혼다신화의 장본인 혼다 소이치로는 기술자이며 탁월한 경영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그뒤에 숨은 후지사와 다케오(등택무부)의 공적은 잘알려져 있지
않다.

혼다의 성공은 기술자 혼다 소이치로와 경영자 후지사와 다케오라는 투
톱의 절묘한 콤비, 즉 기술력과 판매력이라는 기업경영의 양수레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책은 그러나 본전기연은 "본전공업& 등택상회"라는 서로 다른 두개
회사의 연합체라고 갈파한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연합체의 협정이 혼다의 강점이고 본질
이라는 주장이다.

후지사와는 혼다를 회사의 얼굴이자 혼다교의 교조로서 활용, 밖으로는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시켰으며 안으로는 구심력을 높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2명을 대신할 인재는 이제 혼다기업에 남아있지 않다.

그때문에 교조사후의 경영체제가 문제가 되고있다.

후계자들은 집단지도체제가 합의제로 진전되는 과정에서 혼다와 후지사와
의 경영수법을 부정, 기술과 경영을 융합시키는 길을 택한다.

그렇지만 이는 실패로 끝난다.

합의제는 결국 경영의 무책임체제를 낳아 옛날의 영광재현은 어렵다는
것이 이책의 논지이다.

현재 경영자 가와모토의 경영은 독선에 빠져있으며,사내에는 자유조달의
분위기가 사라져 혼다는 관료주의행태를 띠는 일본의 일반적인 대회사로
전락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혼다신화가 붕괴된 현재 창업자 2인의 경영수법이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와도 받아들여지지않고 있다는 것이 이책의 결론이다.

이책은 말미에서 성공신화는 칼의 양면이라고 얘기한다.

과거의 성공을 기반으로 신화가 양성된 이상 과거의 성공이 크면 큰만큼
그 영광에 집착한다.

이때문에 기업은 전환기를 맞아도 자유로운 발상이 생기지 않고 실천도
늦어져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지게 된다.

이책은 이로 인해 회사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