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릴때 끓어오르는 흥분을 가만히 억누르며 낚시줄을 당기고 황금빛 고기를
낚아채어 뜰채에 담을 때의 희열은 이루 형언하기 어렵다.
오랜 기다림의 최종 목표가 이루어진후의 후련함은 세상의 모든 고뇌와
번민이 사라진듯 마음은 평온하기 이를데 없다.
수자원공사에서 근무할때 강과 물을 자연스럽게 접할수 있었던 관계로 발을
들여 놓았고 25년이 지난 지금은 일주일을 그냥 거르고 지나갈수 없을 만큼
좋아하게 되었다.
어느 한 곳에 푹 빠져 몰두하여 열정적으로 임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도가
트인다던가.
소위 "운칠기삼"임을 철저하게 믿고 있는 필자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숲조우회"는 올해로 네살이 되는 대림그룹의 낚시동아리이다.
55명의 회원중 20여명은 낚시경력도 십년이상이고 골수를 자처하며
매달리고 있고 몇몇 퇴직사우들도 참여하여 직원 상호간의 결속과 유대강화
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요즘은 가족을 동반한 출조가 보편화되어 가족이 함께 낚시를 통하여
화목한 가정을 이루려는 모습도 자주 확인하게 된다.
퇴직사우인 조승행회원과 총무부의 이병태이사, 토목사업본부의 박상도
이사, 토목설계연구부의 김선기차장은 경력이 20년을 넘어 만만찮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회원들은 자연과 함께 하면서 늘 성실하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려고 다짐
하기도 한다.
낚시를 통하여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법을 배우게 되고 자연사랑을 몸으로
실천하게 된다.
사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없이는 정도낚시를 할수 없기에 자연
사랑이 절로 우러나게 된다.
낚시터를 깨끗하게 청소하다 보면 남들이 버린 것까지 기꺼이 치워주는
관대함도 우러나게 된다.
또한 잡은 물고리를 놓아줄 때도 마음은 더없이 후련하다.
94년4월17일 경기도 남양만 홍원리 수로에서 열렸던 낚시대회에 참가하여
35 의 붕어를 잡아 1등을 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밤이슬이 하얗게 니려있는 여명의 차겁고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즐기는
향기진한 커피한잔, 보글보금 끓인 라면을 안주삼아 기울이는 소줏잔.
낚시가 아니면 맛볼수 없는 운치가 아닐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