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사람과는 같이 일할 마음이 없습니다"

29일 취임한 안길룡동양증권 신임사장은 "증권사가 존재하는 배경에는
경쟁논리가 담겨있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경쟁력이 가장 강한 증권사로
만드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취임식 석상에서 직원들에게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되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안사장은 말했다.

그는 경쟁력과 관련,"현재 시행중인 성과급제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빠르면 연말께쯤 본부장제를 도입해 권한을 대폭 위임하는
한편 성과급도 본부별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백화점식의 확대운용에는 의문을 가지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부문에 대해 투자효과를 재검토,꼭 필요한 곳만 살려 나가겠다"고
했다.

경쟁력을 강조하고 성과급을 확대하면 무리한 약정경쟁이 유발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높은 수익을 안겨주면 고객들이 늘면서
약정도 증가한다는 차원에서 수익율을 더 중시할 것이기 때문에
약정경쟁은 문제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업계 9위정도인 위상을 높이려는 생각이 없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달라"고 안사장은 주문했다.

내년에 주가지수 선물거래가 본격실시돼도 외형경쟁을 벌일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다만 동양선물에서 6개월 근무한 경험을 살려 차익거래등
자체영업은 최대한 해보 겠다는 게 안사장의 구상이다.

그러나 "증권에서 힘들다면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등 어떤
형태로든 투신업에 연을 대겠다,증권사들의 투신업 진출이 컨소시움
형태로 이뤄진다해도 참여하겠다"고 밝혀 투신업에 상당한 집착을 보였다.

안사장은 "당초 올해말쯤 최고 사령탑 자리에 중용될 것으로 알았으나
조기에 선임된 데는 젊은 마음으로 경영을 해보라는 의미가 깔려 있지
않겠느냐"고 해석하면서 "앞으로 회사 개혁의 행보를 늦추지 않을 것"
이라고 천명했다.

<박기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