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보여주는
"근.현대조각 명품전"이 27일-6월15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가나화랑
(734-4093)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작은 "현대조각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댕을 비롯 드가, 부르델,
자코메티, 나움 가보, 아르프, 바바라 헤프워스, 헨리 무어,
마리로 마리니, 후앙 미로 등 거장 10명의 대표작 25점.

회화와 달리 조각은 운반상의 어려움 등으로 국제전 개최가 어려운
실정. 따라서 국내에서 이처럼 대규모 국제조각전이 열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더욱이 이번 전시회는 서양 근.현대조각의 흐름을 한눈에 알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돼 미술계 안팎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댕과 부르델,헨리 무어,후앙 미로등을 제외한 6명은 세계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임에도 불구, 국내에는 덜 알려진 인물들.

그런 만큼 이들의 작품은 대부분 이번에 처음 국내에 선보이는 것
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자코메티의 높이 3m짜리 대작 "여인상 "은 현존 조각물중
최고가인 350만달러를 호가하는 것이어서 관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나머지 대다수 작품의 가격도 수백만달러에 달한다.

또 "생각하는 사람" "청동시대" "돌을 받치고 서있는 여인주상"
"칼레의 시민중 쟝 드 피엔느"등 로댕의 작품들은 프랑스에서
문화재급으로 취급되는 명품들.

프랑스문화성의 정식 허가절차를 거쳐 국내로 반입됐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헨리 무어의 "누워있는 사람"을 비롯
"현이 있는 모자상" "4조각의 누워있는 사람", 브루델의
"시위를 당기는 헤라클레스", 인상파화가인 드가의 조각작품
"장애물을 넘는 말" "몸을 말리는 여인" "놀란 여인" 등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수 있는 명작들.

러시아 태생의 구성주의작가이며 미하버드대교수를 역임한 나움
가보의 "직선구조 No,2", 독일출신으로 프랑스엘서 활동하며
다다이즘과 추상미술을 결합한 독특한 작업을 펼쳐 각광을 받았던
장 아르프의 "봉우리가 있는 누드" 등도 이번 기회가 아니면 보기
힘든 작품들.

이밖에 헨리 무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조각가로 추상적이고
유기적이며 구상적 근원을 강조하는 작품을 제작했던 바바라
헤프워스의 "작은 관통", 역사와 문화적 요소를 결합한 독자적
상징주의를 구축했던 이탈리아의 대표작가 마리노 마리니의
"구성"과 "전사" 등도 눈에 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