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민선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할 민주당 조순후보는 23일 저녁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김건진)초청 특별회견에 참석,서울
시정 운영방침과 선거전략등을 밝혔다.

조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서울을 국제적인 도시로 육성시키겠다"며
"경제마인드를 충분히 살려 경제시대에 걸맞는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후보는 또 자신이 "노"(no)라고 말할수 있는 소신을 가진 인물이
라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회견문 요약.

지금의 서울은 40점 밖에 안된다.

교통사고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마음 놓고 수도물을 마실수도 없다.

성수대교가 무너져 어린 학생들과 시민이 죽어갈때 우리의 가슴도 함
께 무너졌다.

40년동안 계속된 겉치레행정,밀어붙이기식 행정이 서울을 이렇게 만들
었다.

서울의 문제점을 해결키위한 서울시장의 3가지 요건은 "경제감각,행
정경험 ,팀웍"이다.

교통 환경 주택 여성 교육 문화등의 문제 해결에 경영마인드가 요구
된다.

경제시대에 맞는 경제시장이 되겠다.

그동안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총재로서 실물경제와 금융에 관한 행정
경험을 쌓았다.

또한 나에게는 우수한 제자와 후배가 많아 팀웍에 문제가 없다.

서울시정의 기본방향을 다음과 같이 잡겠다.

첫째 모든 정책을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만들겠다.

겉치레 행정이나 부실공사는 결코 용납치 않을 것이다.적어도 30년 앞
을 내다보고 정책을 결정하겠다.

둘째 물량보다 인간을 우선하는 인본주의에 기초해 정책을 펴겠다.

시민의 신체와 재산의 안전을 위한 서비스행정을 펼치겠다.

셋째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다.

누구보다 많이 걸어다니는 시장,지하철과 버스를 많이 타는 시장이
되겠다.

서울시는 지금 교통난 해소,안전대책,부정척결이라는 3대과제를
안고있다.이 과제는 임기안에 확실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

10부제와 같은 행정통제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경제성을 계산해보아
자연스레 대중교통수단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만들겠다.

필요하다면 안전관리공단을 만들어 지하철 가스관 통신망 상.하수도
망을 과학적이고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겠다.

서울시예산의 낭비요소를 10%만 줄여도 시급한 과제를 많이 처리할수
있다.

시민의 편에서 생각할때 이게 아니다 싶으면 누구의 요청에도 단호
히 "노"라고 말할수 있는 시장이 되겠다.

나는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을 앞두고 위의 눈치만 살피는 "예스맨"
은 아니다.

민자당출범으로 경제개혁이 후퇴하는 것을 보고 사표를 던졌을때도,92
년 대통령 선거중 돈을 풀라는 요구를 거절해 한은총재직에서 물러날때도
그랬다.

대권을 위해 서울시장 직을 징검다리로 이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
다.

서울시장후보로 나서면서 뜻밖의 별명을 얻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붙여준 "서울 포청천"이라는 별명이 그것이다.

비슷한 외모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포청천과 같은 강직한 서울시장이 되
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받아들이고있다.

서울 살리기에 앞장서는 "서울포청천 조순"이 되겠다.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