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삶과 우정을 다지자는 뜻으로 충우회로 명명된 우리 모임은 산이
좋아 산에서 즐겨 만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뜻을 모아 1989년에
발족한 모임이다.

우리 충우회 회원들은 휴일이면 어김없이 산에서 만나 금맥을 찾아 산을
오르는 광부와도 같이 또다른 산의 의미를 발굴해 내기 위해 산을 오른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지칠수 없고 아무리 볼품없는 산이라도 지루할수
없는것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냄새를 맛볼수 있기 때문이리라.

우리 충우회는 주로 서울 근교에 있는 관악산 북한산 청계산등을 즐겨
찾고 있다.

특별히 계획을 잡아서 먼곳에 있는 산을 등정하는 일도 있지만 가까운 산을
주로 오르고 있는것은 회원들 대부분이 서울에 생활권을 갖고 있기 때문
이기도 하지만 그 생긴 모양새가 어떻든 오를때마다 어지러워진 우리의
심신을 정돈시켜 주는 산을 조금이라도 더 자주 오르고 싶은 회원들의
열망때문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 산행의 즐거움이 다양하고 좋지만 그 중에서도 눈덮인 겨울산
을 찾는 즐거움이 최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앙상한 가지마다 함박꽃을 피워 풍요로운 장관을 연출해 내는 겨울산은
모든 것을 감싸주고 덮어주는 사랑과 후덕의 덕목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미끄럼 산행을 아이젠을 치고 조심스럽게 마치고 하산하여 입구에 있는
간이식당에 들러 이어지는 감자탕 동동주 회식은 움츠려 겨울을 나고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기에 충분하다.

대부분이 충청도가 고향인 관계로 그 특유의 온후한 인정이 넘치는 우리
회원들을 소개하면 박복규전무(신흥용업) 윤흥섭원장(삼대 한의원) 이종만
교수(안양대학교) 황만영사장(개인사업) 이시우전무(범아실업) 김삼정전무
(범아실업) 김길식사장(개인사업) 최정희소장(국제화재해상보험) 이윤희사장
(개인사업) 김덕규부장(반월열병합발전소) 박희철편집주간(환경경제신문)
이석구사장(개인사업), 그리고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등이다.

우리 충우회는 사회에 기여할수 있는 보람있는 일을 해보려고 그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산에서 배운 삶의 지혜들을 하나씩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회원들 사이에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