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등 여성근로자가 많은 기업에 직장탁아소(직장보육시설)설치붐이
일고있다.

13일 노동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은행 주택은행 서울신탁은행 조흥
은행 제일은행 한일은행등 금융기관을 비롯 서울대학교병원 현대전자등 기
혼여성근로자가 많은 기업들이 노사협의를 통해 직장탁아소 설치를 활발하
게 추진하고있다.

특히 해당기업의 노사양측이 직장탁아문제를 단체협상안건으로 올리는 추
세가 두드러지고있어 노사화합과 근로복지공간 확충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
가 기대되고있다.

이는 여성근로인력과 맞벌이부부의 증가로 자녀양육문제가 고용불안과
인력손실등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고있는데 따른 것이다.

상업은행은 지난93년 합의된 단체협약에 따라 지난달 금융기관중 처음으
로 서울 종로지점에 75평규모의 탁아소를 설치,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김봉구급여후생과장은 "여성근로자들이 자녀양육때문에 한참 일할 나이
에 퇴직하는 것이 안타까워 노조와 탁아소설치를 협의하게됐다"고 설명했
다.

중소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노사단체협상에서 탁아소설치를 합의,내
달에 종로2가 구종로지점 2층에 64평규모의 보육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은행의 김정태노조위원장은 "처음에 각종 안전사고나 경비부담문제로
설치에 난색을 보이던 회사측도 기혼여성의 어려움과 업무능력을 감안,입
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서울신탁은행도 지난해 단체협상에서 빠른 시일내에 탁아소를 설치하는데
합의했으며 주택은행 한국은행 조흥은행 제일은행 한일은행 외환은행도
탁아소설치를 위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했거나 단체협상의 주요안건으로
제시하고있다.

또 노총산하 금융노련도 올해초 "금융단 탁아소설치 특별위원회"를 구성,
은행간 탁아소공동이용제(풀제)를 추진하고있어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근로
자들은 빠르면 97년부터 다른 직장탁아소도 이용할수있을 전망이다.

제일은행 노동조합의 설명숙부위원장은 "직장탁아소설치를 보다 확대하
기위해서는 각종 세금감면이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활용할수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뒤따라야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병원 노사의 경우 설치및 운영비를 전액 병원측이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영유아 40명수용규모의 탁아소를 설치키로 지난 1월 합의했다.

현대전자노사도 직장탁아시설의 필요성을 절감,올해 단체협상에서 정식
안건으로 다룰 계획이다.

김영철노조위원장은 "어린 자녀양육때문에 숙련근로자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기업경쟁력차원에서도 막대한 손실"이라며 "조합원의 근로복지향상과
생산성을 높이기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탁아소가 마련돼야한다 "고 강조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