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가 지난달부터 덤지급자율규제를 실시한 이후 대리점들의 반발
에 부딪친 제조업체의 출하가인하가 잇따르고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태평양 나드리화장품 한불화장품등 업체들이 일부품목
에 한해 출하가(대리점 공급가격)를 인하했다.

태평양은 전품목 출하가를 소비자가의 56%에 책정해왔으나 "레쎄"등 신세
대 화장품에 한해 53%로 소폭인하했고 나드리화장품은 주력제품인 이노센스
트윈케익 출하가를 49%에서 41%로 대폭 내렸다.

이밖에 한불화장품이 주력인 두앤비 색조제품의 출하가를 54%에서 49%로
낮추었다.

또 일부업체는 표면에 드러나는 출하가인하보다 음성적인 장려금인상등으로
대리점 마진보장을 꾀하고있다.

이처럼 출하가조정과 장려금인상등이 잇따르고있는 것은 종전 20%이상 지
급돼온 덤지급이 지난달부터 10%이내로 제한돼자 대리점의 마진보장을 위한
대책이 시급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수요정체상태에 다다른 국내시장을 놓고 각사가 시장점유율 늘리
기에 급급,자율적인 가격질서잡기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일고있다.

중위권사의 한 관계자는 "빨리 성장하길 원하는 중위권사의 경우 출하가조
정등으로 덤지급규제에 대응할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덤지급제한으로 판매가격이 오를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이 심해 주력제품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장광식 LG화학 영업이사는 가격무질서현상과 관련,"업계의 질서잡기노력이
한계가 있는만큼 권장소비자가 제도를 없애 할인율경쟁의 소지를 없애는 방
법밖에는 없다"고 진단했다.

< 강창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