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은 1992년 구소련 연방으로부터 독립한 나라로서 동쪽으로는
카스피해,북서쪽으로는 러시아와 그루지아,서쪽으로는 아르메니아와
접경하고 있는데 80여년전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유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그 수도인 바쿠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정유소를 가지고
있다.

LG엔지니어링은 우여곡절 끝에 바쿠의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수주에
성공하여 1993년4월 착공을 하게 되었다.

순수자체기술에 의한 일괄 턴키사업으로서 역무범위는 기본 설계로부터
구매 공사 시운전에 이르는 총체적인 것이다.

두터운 언어의 장벽,모스크바에서 흔히 10시간정도 기다려서 경우
입석비행기를 얻어 타고도 운항이 취소되지 않은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 어려운 교통사정,협상의 관행이 다르고 공장의 사양이
천차 만별이며 제품표준을 구소련 표준에 맞추어야 하는 어려움등은
초보적인 것에 불과했다.

흑해와 카스피해를 연결하는 볼가강 운하가 예년보다 1개월 빨리
결빙되는 바람에 자재운반선 3척중 2척만 겨우 통과하고 1척은 흑해로
회향해서 우크라이나의 철도로 긴급 대체해야 했으나 이스탄불에서
그루지아를 경유하는 육로수송은 그루지아의 내전으로 말미암아
무려 10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아르메니아와의 영토전쟁으로 젊은 노동인력이
모두 전쟁으로 동원되어 공사중단의 사태를 겪었고 2년간 3번에
걸친 군사정변,8천1백%의 인플레,러시아로부터의 시멘트공급 중단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난관을 극복해야한다.

건설공사 막바지에는 발브류나 계기류의 도난이 심하여 아예 용접해
버리거나 운전 직전에 장착할 수밖에 없었다.

보증운전도중에 급수중단으로 운전중단했을 때의 허탈감,그러나
심기일전하여 다시 도전하여 1백% 목표수치에 도달했을때 모두가
얼싸 안고 눈물을 흘리던 장면은 좀처럼 우리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공장 준공이 최근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이루어졌다.

준공식에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참석하여 노고를 치하해 주었지만
우리의 스탭들은 그 어려운 환경에서 일궈낸 성공체험을 소중히
간직하여 자부심을 가지고 태국 또는 인도네시아의 다음 임지로의
출발준비를 묵묵히 서두르고 있다.

나는 이 사람들이 눈물겹도록 자랑스럽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