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95서울모터쇼는 기대 이상의 외형만큼이나 알찬
결실을 거둔 국내 첫 국제모터쇼로 기억에 남게 됐다.

95서울모터쇼는 우선 관람객 숫자에서부터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얻어내고
있다.

일주일간 KOEX를 다녀간 관람객은 70여만명.하루평균 10만명이 이곳을
다녀간 셈이다.

그동안 KOEX의 최고 기록은 지난91년 독일 하이테크박람회때로 하루 2만
5천명이 다녀갔을 뿐이다.

외국인 관람객도 1만명이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언론의 취재경쟁도 치열해 프레스센터에서 정식 프레스카드를 발급받은
국내외 기자는 8백명을 넘어섰다.

전시규모도 국내 전문전시회 사상 최대규모였다.

KOEX전관을 사용하고도 장소가 비좁아 주차장에 에어돔전시관을 마련해
사용했다.

전시면적은 모두 1만6백22평.

이곳에는 세계 7개국 2백2개업체가 참가해 환상의 자동차 파노라마를
연출해냈다.

95서울모터쇼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각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등 미래형자동차를 개발해 저공해 차량의 기술을 확보했다.

다양한 컨셉트카의 출품의지는 디자인 실력을 한단계 올리는데 기여했다.

이와함께 안전 편의와 관련된 첨단기술도 대거 등장해 모터쇼가 단순히
보여주는 쇼만이 아니라 "기술의 향연"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도 큰
소득이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것은 메이커와 소비자간의 대화 창구로서의 역할이다.

소비자들에게 자동차에 대한 지식과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 자동차산업에
대한 애착을 갖게 했다는데 업계는 크게 고무돼 있다.

우리나라가 6위 자동차생산국으로 올라선 상황에서 더이상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외면할수 없다는 것을 업계 스스로가 깨닫게 됐다는 것도
좋은 결실이다.

또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모터쇼와는 별도로 국내 자동차산업이 처한
현실과 대처해 가야할 과제및 기술에 대한 마라톤 세미나를 펼쳐 정보교류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비즈니스의 장으로도 제대로 활용됐다.

허브베어링을 생산하는 부품업체 일진산업이 단일 전시회 전체를
통털어서도 기록하기 어려운 1억달러의 계약실적을 올리는등 부품 용품
업체들의 상담실적도 어느 전시회보다 좋았다.

서울모터쇼를 기념하기 위한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자동차 무료점검
서비스행사, 전야제등 부대행사도 서울모터쇼의 성공적인 개최에 큰 도움이
됐다.

물론 문제점도 없지 않았다.

첫 행사이기 때문인지 개장 초기 주최측의 운영에 약간의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으며 관람객 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2-3시간이나 매표소
앞에서 기다리는 사태도 벌어지기도 했다.

많은 컨셉트카와 미래형자동차가 선보이기는 했지만 일부는 행사를 위해
급조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으며 업체별 특성도 찾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업체들의 참가가 뒤늦게 결정돼 전시공간이 너무 작았던 것도 문제
였다.

하지만 유럽업체들이 안전 환경등 주제를 설정해 전시에 정성을 들인데
반해 미국업체들은 당장 내다팔 자동차만을 전시하는 무성의한 모습을 보여
관람객들의 비난을 샀다.

KOEX가 대회를 소화해내기에 너무 작았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옥외전시관까지 설치했어도 공간이 비좁아 다음 대회를 KOEX에서 개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게 업계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그러나 업계의 노력과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비춰볼때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내리기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