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김영규특파원 ]자크 시라크의 대통령당선은 지난 14년간 프랑스를
통치해온 사회당의 좌파세력이 퇴장하고 보수우파세력이 정치일선에 등장
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시라크대통령당선자는 그동안 사회당정권의 국내정책과 대외정책의
조화와 균형에서 이탈,국내경제를 우선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좀더 높일 것으로 정치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정책에서는 필요할 경우 보수주의에서 벗어나 사회주의적 정책도
과감히 수용하고 대외정책에서는 프랑스의 영광을 앞세워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선거기간중 최대쟁점이었던 실업문제를 비롯, 사회보장제도 세제 교육
주택등 국내현안 전반에 걸쳐 "진정한 변화"를 가져다 줄것임을 공약했다.

또 유럽연합(EU)통합과 핵실험재개등 논란이 돼온 대외문제에서도 지금까지
사회당이 취해온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선언, 국내외적으로
프랑스의 정책방향이 상당이 바뀔것임을 예고했다.

우선 국내문제에서는 실업과 재정적자문제 해결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12.2%의 실업률에 3백10만명에 달하고 있는 실업자를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는 기업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더많은 일자리가 창출될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들에게 큰짐이 되어온 사회보장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부담
하고 법인세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18.6%
인 부가가치세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외정책에서는 유럽연합(EU)의 통합과 관련, 기존의 사회당정권과는 달리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유럽단일통화 창설에 대해 국민들의 의사를 다시 들어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단일통화도입을 축으로 한 유럽경제통화통합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라크의 대통령당선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선거결과가 발표된후 파리증시의 CAC선물주가지수가 2.44% 오르고 환시에서
프랑화는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지난 주말의 마르크당 3.5735프랑에서
3.5400프랑으로 소폭 올랐다.

국내경제우선정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시라크에 대한 기대로 이처럼 프랑스
금융시장은 그의 당선을 환영하고 있지만 실업해소와 재정적자감축은 동전의
앞뒤와 같은 까닭에 이 두가지를 동시에 해결할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