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연합)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등 지역 블록화시대에는 현지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지난1월 새로 출범한 삼성그룹 구주본사의 최성래대표(50)는 기업현지화의
중요성을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EU통합등에 따른 유럽시장 전망은.

"올해안에 오스트리아등 3개국이 추가로 EU에 통합되면 이 시장은 북미
지역을 능가하는 세게 최대시장이 된다.

이는 과거의 질서가 파괴되는 것이어서 한국기업과 같이 EU에 신규 진출
하려는 기업들엔 "기회"가 될만하다.

반면 그동안 유럽전체를 상대로 장사해온 유럽 일본등의 거대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삼성의 EU시장 진출전략은.

"단순히 물건을 싸게 만들어 수출하는 것으론 안되고 현지 기업이 돼야
한다고 본다.

현지 진출기업도 지금처럼 법인별로 쪼개져 있는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앞으로 유럽에 진출한 삼성의 모든 법인은 "하나의 회사"로 묶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지 법인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

"궁극적으로 통합한다는 의미다.

현재는 구주 본사가 유럽에 진출한 생산.판매법인의 형식적인 대표 성격을
띄지만 오는 2000년께는 법적으로 완전히 통합해 상장도 할 방침이다"

-EU국가들의 투자환영은.

"생각보다 좋은 편이다.

유럽서 제품을 만드는게 한국에서 제조하는 것보다 오히려 싸게 먹힌다.

인건비의 경우 독일 프랑스등을 제외하고는 많은 나라들이 한국보다 싸다.

생산제품에 대한 세금도 특소세없이 부가세(15~18%)만 내면 된다"

-최근 엔화와 마르크화의 강세는 현지 영업에 어떤 형향을 미치나.

"긍정적이다.

엔고와 마르크고가 겹친 지금이 유럽에서 장사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본다.

그동안 적자였던 영국TV공장은 지난 3월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나머지
공장들도 이익폭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삼성제품에 대한 인식은.

"아직 그리 높지는 않다.

소니나 필립스 제품보다 크게 뒤져있다.

다만 반도체때문에 인지도가 높아진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별한 이미지 제고전략이 있는가.

"1백% 삼성상표를 붙여 팔고 OEM(주문자 상표부착)은 안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또 연간 매출의 4~5%정도는 광고비로 쓰고 유럽 전지역에 1만개의 애프터
서비스센터를 설치하는등 "소비자 밀착경영"으로 승부할 생각이다.

특히 지난 1월부터는 런던의 명동격인 "피카디리 서커스"가에 매년 90만
파운드(약12억원)를 주기로 하고 7년계약으로 옥외광고를 설치,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곳은 연간 전세계관광객이 1천2백만명 정도 지나다니는 곳이어서 광고
효과는 돈으로 따질수 없을 정도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