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생명들의 생동감을 만끽할수 있는 계절의 여왕,부처님 오신날
2539돌을 맞아 환희의 마음으로 경축을 드린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우리는 어떤 자세로 이날을 맞이하여야 할
것인가.

우선 우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오늘의 사회는 부처님 교훈과 너무나 반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대도를 이루시고 하신 첫 일성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씀이었다.

이 말씀은 하늘위에서나 하늘 아래에서나 오직 내가 가장 존귀하다는
말이다.

이 말씀을 하게된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살펴보면 당시 사회는 바라문
(제사를 관장하는 신분),정치인,상인,노예의 4계급이 있었다.

바라문 계급과 정치인 계급은 상인과 노예계급을 천시하고 특히
노예계급을 혹사시켰다.

부처님의 첫 일성은 이같은 사회제도를 타파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모든 사람은 신분의 고하가 있을수 없고 직업의 귀천도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신분상으로나 인격면에서나 평등하다는 선언적 교훈을
말하는 것이다.

이 말씀은 한걸음 더 나아가 나와 너,다 성불을 할수 있고,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 내지 무정물까지도 다 성불할수 있고 또 가치적으로도
균등하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 동물 식물 산천초목 두두물물이 다 한몸이고,한
성품이며 귀천이 없고 고저가 없다는 의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내용이 이와같은데 오늘의 사회실상은 어떠한가.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만 잘났다고 하고,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하고,
자신만 귀한줄 알고 다른 사람은 다 경시하고 이적시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이런 사회의 부산물은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고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부주의와 부도덕으로 대형사고를 연발하고,가진자는 못가진
자를 가볍게 여기고,통치자들은 자기안일과 권위유지에만 몰두하고
있다.

교육자는 인성교육을 떠나 말만 가르치는 피상적 교육만 하고,종교인은
성현의 가르침을 전파하여 사람들을 선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외형적
교세확장에만 급급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각오로 정상적인
사회,남을 나로 아는 사회,나와 네가 하나인 사회,나와 네가 평등한
사회 내지 산하대지 두두물물이 하나인 사회를 건설하여야 될 것이다.

즉 부모와 자식은 서로의 도리를 지켜야 할 것이고,노인과 이웃을
돌보는 온정이 있어야 할것이고,사회의 모든 시설과 운영은 내것처럼
아끼고 사랑해야 할 것이며,인성을 교육하여 진실된 자아발견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내종교와 네종교의 우위성 주장에서 탈피하고
내민족 네민족,내사상 네사상을 뛰어 넘어 이 모두가 내것의 일부인
것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때 세계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아자들의 구원이 가능
해지고 종교전쟁 민족전쟁 사상전쟁도 종결될 것이며 환경오염의 방지,
인간성 회복을 이룰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의 대자대비심은 어느 한 계층이나 자기를 신봉하는 신자들에게만
내리시는 것이 아니라 일체 중생에게 자비를 내리신다.

올바른 삶을 가진자에게 무한한 자비를 내리신다.

관무량수경(관무량수경)에 보면 "부처(불)란 대자비심이니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부처님이 어느 장막속에 따로이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든 개개인의 본래 성품이 깨끗해지고,오염된 마음이 청정해져서
어느 한 계층을 미워하고 좋아하는 편협심이 다 떨어지면 그것을
부처님 마음이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적 요소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우리들은 자기자신을 한번쯤 되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을 하나라도 고쳐서 밝고 명랑하게 생활하는 것이 사찰에서 등을
켜는 의미와 상통하는 것이 될것이다.

부처님 교훈대로 살아갈때 천상의 나라가 이 세상에 이루어지는
것이지 우리가 사회를 오염시키고 악세를 만들어 놓고 어느 신이
오시어 구원해 주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참으로 우매한 기대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