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임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을 만나 경제관료의 공과를 들어보았다.
개발연대가 막을 올리던 지난 63년 경제기획원사무관으로 출발해 93년
동자부장관을 끝으로 경제관료생활을 마감한 그는 요즘 전북대에서 거시
경제론을 강의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경제정책을 이끈 주역들의 공과 과를 평가한다면.
"개발연대이후 테크노크라트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제성장을 드라이브한
것이 경제발전의 한원동력이었다는 것을 부인할수 없다.
요즘은 관료들이 3류라는 소리도 듣는데 나라안팎의 상황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서 그런것같다"
-지난 30년의 시대별 특징을 요약한다면.
"60년대는 개발연대가 시동을 건때다.
그때는 "헝그리정신"과 "하면 된다"는 정신이 마치 "신앙"과도 같았다.
고도성장을 구가한 70년대는 자신감이 붙은 시기였다.
그러나 그때는 경제성장을 과신했다.
중화학공업에 너무 과다하게 투자해 중소기업에 자원이 상대적으로 덜
배분됐고 중동특수 관리를 잘못해 부동산투기열풍을 방조했다.
안정성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80년대는 70년대에 대한 반성의 시기라할수
있다.
90년대는 급변하는 세계에 발맞추어 판을 새로 짜야할 필요성이 큰 시대
라고 요약할수 있다"
-30년간 경제관료생활을 하면서 존경했던 동료나 선후배는.
"장기영 김학렬부총리가 기억난다.
그리고 기획원사무관시절 과장으로 모셨던 이희일(전동자부장관) 최각규
(전부총리) 양윤세(전동자부장관) 황병태(현 주중대사)선배들이다.
이들 선배들로부터 "우리도 잘 살수있다"는 소명의식을 배웠다"
-30년간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경제관료집단이 이제는 개혁의 대상이 되고
또 경제발전의 추진체였던 경제기획원 재무부 상공부등 주요경제부처가
통폐합됐다.
어떻게 보는가.
"기획원의 예를 들자면 30년간의 개발연대를 거치면서 사회가 변했는데도
거시경제쪽은 자율과 경쟁체제로 가지 못했다.
그리고 정부조직개편이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면 거기에 알맞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그려봤는지 냉철히 반성해봐야 한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