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적어도 4억6천만 달러 정도가 6월 이후부터는 한국시장에 투입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소로스도 돌아오고 미국의 템플턴 투자그룹도 한국투자 전용펀드를
새로 설정하고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달러 급락,엔고,일본및 동남아 증시의 상대적인
불안감이 자금의 이동을 촉진하고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다이와증권에 이어 이달초 일본최대 증권사인 노무라 증권과
닛코증권사의 한국지점이 영업을 시작한 것도 자금이동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일본 증권회사들 사이에 경쟁체제가 구축된 것이 본국자금의 유치를
촉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계 자금은 한국증시의 개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기대와는
달리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왔었다.

지난 92년이후 한국증시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자금은 미국계자금
이었으나 멀지않아 바통은 일본계로 넘어갈 전망이다.

투자신탁의 외수증권이 대표적인 실례로 멕시코 사태이후 주로
미국쪽에서 1억달러 이상 환매되어 들어온 외수증권을 이제 일본자금이
대대적으로 인수할 채비를 갖추고있는 것이다.

대한투자신탁등 투신사들에는 일본증권사들로부터 자산가치보다
매매가격이 낮아진 외수증권들을 매입하겠다는 문의가 많아지고있다.

일본계 자금이 한국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것은 이중과세
문제,일본증권업협회의 투자대상국 불인정,송금절차등 복합적 요인들이
거론되어왔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뒤에는 일본의 대외투자가 대부분 미국과
유럽등 서구에 집중되어왔다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들이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록적인 달러가치의 하락추세와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활황무드가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고있다.

일본의 해외투자자금은 최근 수개월동안의 달러 급락으로 앉은 자리에서
거대한 평가손을 기록해오고있다.

더구나 일본의 동경증권시장도 1만6천엔까지 하락하는 침체장세를
계속하고 있어 일정수준까지는 해외에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만
하도록 상황이 구조화되고있다.

일본자금의 유입이 또 한차례 활활증시를 만들어 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