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지난 10일부터 8박9일간의 방중때 "걸프스트림
4-SP"라는 최고급 전세제트기를 타고 다녀왔다.

침대와 냉장고등이 갖춰진 이 비행기는 원래 19인승이지만 내부공간을
넓히기 위해 14인승으로 개조됐다.

지난 1월 대한항공이 "귀빈수송및 부정기운송사업용"으로 미국의 걸프
스트림 에어로스페이스사에서 2천2백만달러(약 1백70억원)를 주고 사온
것. 시간당 전세료가 6천달러인 걸프스트림을 빌려쓰고 삼성은 총 3천
2백만원의 요금을 냈다.

이회장은 이 비행기를 타보고 "우리도 이런 것 하나 살수 없느냐"며
자가용 항공기에 꽤 호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고 마음대로 신속히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자가용 비행기를
보유하는 국내기업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특히 시간을 초단위로 관리하는 기업들 입장에선 임직원들의 급한
출장용으로 자가용 항공기는 더이상 "사치"가 아닌 셈이다.

자동차로 지방출장 한번 가려면 길에 버리는 시간이 태반이고 그나마
빠르다는 항공편도 꼭 필요한 시간에 예약을 하기가 어려워서다.

반드시 출장용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목적에서 기업들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의외로 많다.

작년말 현재 건설교통부에 등록된 자가용 항공기는 모두 52대.비행기가
35대이고 헬리곱터가 17대 이다.

국내에서 순수한 의미의 자가용 비행기를 띄우고 있는 그룹은 쌍용이다.

지난 91년 세계보이스카우트 잼버리대회의 VIP수송용으로 캐나다제
14인승 "챌린저-601-3A"를 도입했다.

가격이 약 2천만달러에 달하는 이 비행기는 대한항공의 걸프스트림에
버금가는 고급이다.

또 동아건설이 리비아 대수로공사의 감독과 현지 귀빈 수송용으로
"제트 스트림 31"이란 19인승 비행기를 현지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밖에 (주)세모가 6인승 "씨프리 레이크 250"을 수입해 갖고 있고
현대건설은 "AT-502"이란 농업용 비행기를 3대나 보유하고 있다.

현대는 이 비행기를 아산만 농장에서 농약살포용으로 활용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대한항공이 조종사훈련용으로 갖고 있거나 언론사에서
취재용으로 이용하고 는 것들이다.

헬리곱터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도 많다.

대우중공업이 12인승 "S-76B" 2대와 "벨212기" 1대등 모두 3대의
헬기를 운영중이다.

주로 부산과 거제 옥포조선소를 사이를 뛰는데 김우중그룹회장뿐아니라
급한 출장이 있는 임직원들이 주로 이용한다.

대한항공도 자가용 목적으로 "SA365N"(13인승)과 "H-369D"(5인승)를
각각 한대씩 갖고 있다.

이밖에 선경건설 쌍용정유 동아건설 포항제철이 "S-76B"를 갖고
있고 현대기술개발과 LG상사등이 10-12인승 헬기를 운영하고 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