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주식투자는 특정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싸운다는 점에서만
다를뿐 바둑이나 일반운동경기와 같은 승부의 게임이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모든 승부에는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정석과 요령이 있으며
이러한 이론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강도높은 훈련을 쌓은 사람만이
승리자가 될수 있다.

"경험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며 이론의 뒷받침없이 독불장군식으로
혼자서만 연습을 하면 그 나름대로 기법을 습득할수는 있겠지만 나쁜
습관이 생길수도 있고 또 어느정도의 수준에 도달하고 나면 곧 한계점에
부딪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바둑에서 정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정석은 옛부터 선인들이 여러모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확률적으로
엮어낸 것이어서 정석에 의거하여 바둑을 두면 승률이 높지만 변칙적인
방법으로는 한 두번은 몰라도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바둑의 정석에 해당하는 기본적인 투자방법과
요령이 있는데 "주식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라""분할매수 분할매도의
원칙을 지켜라""분산투자에 나서라"등이 그 예이다.

영업사원의 허울좋은 말만 전적으로 신용해 물건을 사면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이러한 투자의 정석을 무시한채 들려오는
풍문이나 루머에 솔깃하여 투자의사결정에 단 몇분의 시간도 할애하지
않는 주먹구구식의 뇌동매매로는 투자손실만 쌓여가게 되는 것이다.

주가라는 것이 워낙 수많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이 어렵고 더 나아가 이러한 예측도 복잡 미묘한 인간심리
속에서 변형되므로 투자의 정석을 기반으로 다져놓지 않으면 시세를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투자전략을 세울 수도 없다.

물론 주식투자의 정석을 지식으로 많이 쌓아 놓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이론을 실전속에서 응용하면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만 좋은
투자결과를 얻을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투자이론서나 지침서를 한 두권 읽고 투자정석에 통달한
전문가나 된 양 자신있게 실전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착각으로 인한
댓가를 톡톡히 지불하게되기 마련이다.

이처럼 곳곳에 도사리고 잇는 투자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자이론서
나 지침서에서 제시된 투자정석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무장하고 실전
에서도 일관되게 적용해 나갈줄 아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