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기호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것과 관련 신상품들의 수명도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잡화류의 경우 대형 히트상품은 적었지만 전체적으로 고른 인기를
누린 반면 식품은 특정 인기품목에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며 다른 상품
들은 심한 부침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LG유통이 자사 편의점 LG25에서 판매된 상품의 입점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천7백30가지의 신상품이 새로 들어온 반면 8백50가지의 품
목이 판매부진으로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삭제품목수는 편의점의 월평균 상품취급수인 3천9백가지의 22%로 지난해
진열상품의 다섯중 하나가 새상품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편의점의 경우 매월 각 상품의 매출을 조사,ABC로 등급을 매긴뒤 매출이
저조한 상품은 주문을 끊고 있는데 이처럼 삭제된 상품이 많다는 것은 시
장에서 개발비용도 못건지고 없어지는 상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품의 경우 패스트푸드를 제외하면 등록된 상품보다 삭제된 상품이 많아
판매되는 품목수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특히 과자류는 신등록상품이 80가지인데 비해 삭제된 품목은 1백50가지로
두배에 이르는 등 특정품목에 인기가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청소년층이 즐겨 찾는 과자 빵 초콜릿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산잡화의 경우 삭제된 상품은 전체아이템의 8%인 1백45가지에 불과
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식품류와는 달리 특정 히트상
품이 없어 고객의 선호도가 고르게 분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화장지와 세제류는 삭제품목이 한두개에 불과에 비교적 끈질긴 생명
력을 보였으며 잡지류는 무려 2백60종이 새로 등록돼 난립상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의 취향 자체가 다양해지는
반면 틈새시장을 노린 제조업체들의 무분별한 제품개발로 상품의 수명이
더욱 짧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