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골프가 들어온 초기에 사람들은, 골프규칙이 지나치게 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로컬룰이나 윈터룰을 만들어 상황에 따라 볼을 옮기는
것을 룰에 의해 허용시켰다.

미국은 더나아가 순수스포츠이던 골프에 상업주의와 기계화를 개입
시켰고 골프를 흥행화 시켰으며 넥타이를 매고 플레이할만큼 에티켓이나
매너를 중요시하던 영국의 전통도 무시해 버렸다.

이에 영국 사람들은 미국인들이 골프로부터 그 전통과 자연의 소박함을
빼앗았다는 생각을 뿌리깊게 가지게 됐다.

한편 일본은 제2차세계대전후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일약 세계경제대국이
되었다.

골프장을 건설하면서 일본인들으,미국사람들 이상으로 골프의 전통과
정신을 무시한체 "회원권에 의한 골프클럽"이라고 하는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수 없는 새로운 영리적상술을 고안해냈다.

즉 골프회원권을 투기의 대상이 되게 하고 클럽하우스를 요정화하며
코스를 정원화시킨 결과 비지터의 1인골프비용을 영미의 10배이상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때때로 골프가 범죄와 결부되기도 하고, 접대
골프가 절호의 뇌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와 더블어 일본골퍼들의 품위도 땅에 떨어져서 에티켓이나 매너가
문란해지고, 플레이어는 자기위주로 되어 플레이중에 도대체 남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 경향맞 있었다.

드디어 1970년 무렵 런던근교의 어느 골프장에서는 주영일본대사관에
일본의 골퍼들이 코스에서나 클럽하우스에서 에티켓이나 매너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자기네 골프장을 출입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항의서한을 보내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했다.

마침내 이런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영국의 어느 신문은
"골프를 망친 것은 미국사람이지만 골프를 최악으로 만든 것은
일본인이다"라는 요지의 보도를 한 적이 있다.

또한 일찌기 영국의 저명한 골프평론가인 버나드 다윈도 이와같은
골프의 추락을 염려한 나머지 "골프가 나쁜 것이 아니라 나쁜 것은
골퍼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골프는 일본의 상황과 똑 같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영국신문으로부터 골프를 최악의 것으로 타락시켰다는 비꼼을 받은
일본의 골프상황이 판에 박든듯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골퍼들도 골프를 최악으로 만드는 장본임에 틀림없는
것 아닌가.

"골프를 최고의 스포츠로 유지시키는 것"은 다른 어느누구도 아닌
바라 우리 골퍼들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