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사법개혁과 집단이기주의..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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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문민정부가 들어선후 사회 각분야에서 개혁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었고 최근에는 사법개혁에 대한 논의가 심도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사법계의 관행과 제도가 고쳐져야 한다는데는
이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것 같다.
일제의 유물인 즉심제도, 철야수사, 구속영장남발 등의 관행은 이제 폐지
되어야 하며 특히 사회경험이 전혀 없거나 부족한 20~30대 애송이 판.검사가
한사람의 인생을 너무나도 쉽게 판정해 버리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았다.
그리고 판.검사출신 변호사에 대한 부당한 예우는 없어져야 하며 변호사의
과다수임료와 불성실문제도 시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기위해 지금의 변호사 수임료 책정이 건수제로 되어 있는 것을
선진국형인 시간제로 전환하고 수임계약서작성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사법계의 부조리는 사정과 시민감시제로 어느정도 고쳐나갈수 있으나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지금보다 법률서비스의 양이 확대되고 질이 크게 개선되도록 제도개혁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법조인의 수를 지금보다 크게 늘리는 한편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수준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율사들을 양성하는 전문법과대학원
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주장도 만만치 않다.
기득권을 누리는 법조인들은 사법개혁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금보다 변호사수를 늘리면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법률서비스의 질이
내려갈 것이며 전문법과대학원제를 섣불리 도입하면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그간 논의되어온 미국식 로스쿨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으므로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당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현재의 변호사수가 부족한지 아닌지의 여부를 확실하게 가리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판단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사수를 늘리면 법률서비스의 질은 내려갈 것이라는 율사들의
강변에는 일종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배경이 깔려있다.
변호사들이 지금보다 많아져도 경쟁을 하지 않고 담합을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수임료는 낮아지고 따라서 서비스도 당연히
낮아질 것이라고 이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변호사의 담합체제가 경쟁체제로 바뀌어지지 않는한 앞으로
변호사수를 늘려도 과다수임료와 불성실변호문제는 계속 남을 것 같다.
그런데 그동안 공개토론과정에서 나타난 사실은 미국식 로스쿨제도입의
비판은 부분적 지식과 정보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3년제 미국의 로스쿨은 두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4년제 대학에서 다양한 학부과정을 거친 사람들이라도 법과대학원에
입학하여 법조인수련을 받을수 있다는 점이며 또하나는 법과대학원의 교육
내용이 주로 우리나라 법체계와 비슷한 대육식 성문법이 아니라 영미식
판례법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미국식 로스쿨제도가 우리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실질내용을 잘 모르고 하는 행동이다.
이제 우리는 WTO 국제경쟁시대를 맞아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관련 국제거래
와 지적재산권보호및 해외직접투자와 관련하여 다양하게 발생하는 국제적
법률문제를 해결해주는 변호사를 양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과정에서 반드시 법률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도 법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문변호사가 될수 있게 변호사의 관문을 지금보다 크게
넓히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로스쿨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법과대학원의 교과내용을 전부
판례법중심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성문법체계와 더불어 판례법체제도 대학원생들이 같이 배울수 있게 해주면
된다.
최근 법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에 의하면 이들은 대체로
로스쿨의 설립을 찬성하고 있으나 그 규모와 형태에 관해서는 다소 우려를
갖고 있다.
이들 대학생들은 소수의 특정대학교가 사법시험 합격자를 과점함으로써
집단이기주의의 폐단이 과거처럼 계속될까봐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폐단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로스쿨의 규모와 형태에 대해
합리적이고도 공정한 정부기준이 사전에 예고되어야 한다.
우선 새로운 제도에 의해 발생될 과격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기에는
변호사합격자수에 상한선을 둘 필요가 있으며 극소수 학교출신 합격자들의
집단이기주의를 예방하기 위해 한학교가 전체합격자의 10%를 초과하지
못하게 모집학생정원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대학 등을 포함하여 다수의 명문 법과
대학원출신들이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사회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극소수의 법과대학출신들이 사회의 핵심부분을 모두
석권함으로써 생기는 폐단은 없다.
한편 법과대학원의 교수대 학생비율을 엄격하게 적용시켜야 한다.
만일 이를 수용하기 힘든 학교가 있으면 다른 학교와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공동대처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법과대학원을 설립하는 학교는 학부 법학과를 점진적으로 폐지해
나감이 바람직하다.
법과대학원을 설립하지 않는 학교는 기존의 법학과를 학부에 존속시킬수
있으며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자는 로스쿨에 들어가서 1년간 예비
교육을 받도록 하는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비록 전문 법과대학원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모든 학교가 변호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만 만들것이 아니라 법이론가와 법학교수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만들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9일자).
제기되었고 최근에는 사법개혁에 대한 논의가 심도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사법계의 관행과 제도가 고쳐져야 한다는데는
이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것 같다.
일제의 유물인 즉심제도, 철야수사, 구속영장남발 등의 관행은 이제 폐지
되어야 하며 특히 사회경험이 전혀 없거나 부족한 20~30대 애송이 판.검사가
한사람의 인생을 너무나도 쉽게 판정해 버리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았다.
그리고 판.검사출신 변호사에 대한 부당한 예우는 없어져야 하며 변호사의
과다수임료와 불성실문제도 시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기위해 지금의 변호사 수임료 책정이 건수제로 되어 있는 것을
선진국형인 시간제로 전환하고 수임계약서작성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사법계의 부조리는 사정과 시민감시제로 어느정도 고쳐나갈수 있으나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지금보다 법률서비스의 양이 확대되고 질이 크게 개선되도록 제도개혁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법조인의 수를 지금보다 크게 늘리는 한편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수준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율사들을 양성하는 전문법과대학원
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주장도 만만치 않다.
기득권을 누리는 법조인들은 사법개혁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금보다 변호사수를 늘리면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법률서비스의 질이
내려갈 것이며 전문법과대학원제를 섣불리 도입하면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그간 논의되어온 미국식 로스쿨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으므로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당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현재의 변호사수가 부족한지 아닌지의 여부를 확실하게 가리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판단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사수를 늘리면 법률서비스의 질은 내려갈 것이라는 율사들의
강변에는 일종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배경이 깔려있다.
변호사들이 지금보다 많아져도 경쟁을 하지 않고 담합을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수임료는 낮아지고 따라서 서비스도 당연히
낮아질 것이라고 이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변호사의 담합체제가 경쟁체제로 바뀌어지지 않는한 앞으로
변호사수를 늘려도 과다수임료와 불성실변호문제는 계속 남을 것 같다.
그런데 그동안 공개토론과정에서 나타난 사실은 미국식 로스쿨제도입의
비판은 부분적 지식과 정보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3년제 미국의 로스쿨은 두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4년제 대학에서 다양한 학부과정을 거친 사람들이라도 법과대학원에
입학하여 법조인수련을 받을수 있다는 점이며 또하나는 법과대학원의 교육
내용이 주로 우리나라 법체계와 비슷한 대육식 성문법이 아니라 영미식
판례법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미국식 로스쿨제도가 우리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실질내용을 잘 모르고 하는 행동이다.
이제 우리는 WTO 국제경쟁시대를 맞아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관련 국제거래
와 지적재산권보호및 해외직접투자와 관련하여 다양하게 발생하는 국제적
법률문제를 해결해주는 변호사를 양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과정에서 반드시 법률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도 법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문변호사가 될수 있게 변호사의 관문을 지금보다 크게
넓히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로스쿨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법과대학원의 교과내용을 전부
판례법중심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성문법체계와 더불어 판례법체제도 대학원생들이 같이 배울수 있게 해주면
된다.
최근 법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에 의하면 이들은 대체로
로스쿨의 설립을 찬성하고 있으나 그 규모와 형태에 관해서는 다소 우려를
갖고 있다.
이들 대학생들은 소수의 특정대학교가 사법시험 합격자를 과점함으로써
집단이기주의의 폐단이 과거처럼 계속될까봐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폐단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로스쿨의 규모와 형태에 대해
합리적이고도 공정한 정부기준이 사전에 예고되어야 한다.
우선 새로운 제도에 의해 발생될 과격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기에는
변호사합격자수에 상한선을 둘 필요가 있으며 극소수 학교출신 합격자들의
집단이기주의를 예방하기 위해 한학교가 전체합격자의 10%를 초과하지
못하게 모집학생정원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대학 등을 포함하여 다수의 명문 법과
대학원출신들이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사회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극소수의 법과대학출신들이 사회의 핵심부분을 모두
석권함으로써 생기는 폐단은 없다.
한편 법과대학원의 교수대 학생비율을 엄격하게 적용시켜야 한다.
만일 이를 수용하기 힘든 학교가 있으면 다른 학교와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공동대처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법과대학원을 설립하는 학교는 학부 법학과를 점진적으로 폐지해
나감이 바람직하다.
법과대학원을 설립하지 않는 학교는 기존의 법학과를 학부에 존속시킬수
있으며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자는 로스쿨에 들어가서 1년간 예비
교육을 받도록 하는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비록 전문 법과대학원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모든 학교가 변호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만 만들것이 아니라 법이론가와 법학교수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만들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