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것은 버리는 정책'' ''판매조직에 역점을 두는
기본원리에 충실''.

삼성생명은 최근 업계 2위로 부상한 대한생명의 종합경영진단을
실시, 대한의 성공배경을 이같이 요약했다.

국내 보험시장에서 확고한 1위자리를 굳힌 삼성이 동업계의 특정
기업만을 대상으로 경영실적전반에 걸친 종합진단을 통해 시사점을
찾았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은 이분석보고서에서 대한은 자산규모가 10조원대에 이르는 96년
까지 양적 팽창정책을 유지,영업력부문에서 업계 2위를 고수할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또 일정시점이 되면 국내최대빌딩인 63빌딩의 재평가를 통해 순보험식
준비금을 적립하고 기업공개를 추진,삼성과 정면 대결하는 "히든 카드"를
내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대한의 이같은 전략을 감안해볼 때 삼성은 95년 성장전략을 택한 것은
기회선점차원에서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이라고 스스로 평가,올해부터
양중시 경영으로 선회했음을 이보고서를 통해 분명히 했다.

삼성은 대한의 성공배경으로 자기 쳬력에 맞는 범위내에서 판매조직을
강화하고 일정규모의 양적 성장을 지향하는 기본원칙에 충실했다는 점을
들었다.

대한은 삼성에 대한 철저한 벤치마킹을 실시,설계사에 대한 익월등록제
금융형상품 판매 축소조치등은 과감하게 도입하면서도 업계에선 유일하게
유배당정책을 고수하는 독자노선을 취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제도라도 대한의 체력과 목적과 면밀히 검토,유리한
제도만을 냉정하게 취사선택하는 창조적 모방을 해왔다는 것.

이같이 일관성있고 독자적인 경영노선에 힘입어 대한의 영업조직은
삼성에 비해 손색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85년부터 94년까지 10년동안 설계사와 점포 순증규모를 보면
삼성이 1만6천4백83명과 5백61개인데 반해 대한은 1만9천6명과
7백70개에 달했다.

특히 94년에는 재적인원당 증원실적은 대한은 1인당 0.84명으로 삼성
(1인당 0.79명)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업적신장면에선 대한이 단연 우세한 편이다.

지난10년동안 삼성의 신계약과 매출 신장은 6.3배와 4.9배,대한은
12.9배와 7.8배였다.

시장점유율도 삼성은 8.8%포인트 떨어진데 반해 대한은 오히려 3.2%
포인트 커졌다.

외형뿐만 아니라 효율도 양사는 대등한 수준이다.

13회차 계약유지율은 94년 삼성이 64% 대한은 61%로 삼성이 다소 앞서
있으나 86년부터 94년까지 평균수준은 대한이 27%,삼성이 26%로 대한이
1%포인트 높다.

수익성에선 자산및 준비금면에서 대한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은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지 않고
있다고 삼성은 보고 있다.

94년 총자산 수익률은 삼성이 12.5%,대한은 10.4%였다.

이는 영업을 우선 지원한다는 자산운용전략에 기인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85년부터 94년까지 삼성의 영업지원대출은 24% 늘어난데
반해 대한은 32%의 증가율을 보였다.

대출평균금리는 대한은 삼성(12.82%)보다 0.29%포인트 낮은 12.53%에
그쳤다.

삼성의 대한에 대한 집중분석자료는 양사뿐만 아니라 또다른 라이벌인
교보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중효사장체제가 출범하면서 회사체계를 개혁하고 4월부턴 상호까지
변경,2000년대 세계 10대 보험사로의 부상을 꿈꾸는 교보생명이 이
보고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못 궁금하다.

< 송재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