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45) 제2부 진사은과 가우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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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촌은 여자가 꽃바구니를 들고 집 모퉁이를 돌아 그 모습을 감출
때까지 그 여자의 뒷모습을 훔쳐보고 있다가 흥분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사은의 서재를 이리 저리 돌아다녔다.
한번밖에 보지 않은 여자인데 이토록 가슴이 설레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전생에 인연이 있던 여자란 말인가.
천생연분을 맺을 여자라도 만났단 말인가.
우촌은 일찍이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때 심부름하는 아이가 와서 우촌에게 말했다.
"주인 어른께서는 지금 엄씨댁 나리와 함께 큰사랑에서 술상을
벌이고 계십니다. 아마 요긴한 이야기가 있으신가 봅니다"
"알았다. 나는 나중에 또 올 수도 있으니 이만 돌아가겠다. 주인
어른이 오시면 기다리다 돌아갔다고 말씀드리려무나"
우촌은 서재를 나와 기숙을 하고 있는 호로묘로 돌아왔다.
그러나 사은에 대해 조금도 서운한 마음은 없고 아까 꽃밭에서 본
그 여자 생각으로만 가득차 있었다.
어느날 밤, 우촌은 꿈속에서 그 여자를 만났다.
여자가 꽃밭을 거니는데 꽃들이 입을 크게 벌려 여자가 입고 있는
옷들을 하나씩 물고 늘어졌다.
여자는 차츰 옷이 벗겨져 벌거숭이가 되고 말았다.
우촌은 꽃밭 속으로 들어가 여자의 허연 엉덩이를 두 팔로 안았다.
여자는 부끄러워하며 우촌의 팔을 벗어나 꽃밭 속으로 달아났다.
우촌이 여자를 찾으러 꽃밭을 헤매는 동안 꽃들이 또 입을 크게 벌려
이번에는 우촌의 옷과 두건들을 물고 늘어졌다.
여자처럼 알몸이 된 우촌은 꽃들의 가시에 찔리고 풀들에 베이고
하면서 피를 흘렸다.
피를 흘리다가 우촌이 쓰러지자 어느새 여자가 나타나 자기 몸으로
우촌의 몸을 덮어주었다.
여자의 온기가 우촌의 몸으로 퍼지자 우촌이 생기를 되찾아 일어났다.
그리고는 여자가 자기 몸을 덮고 있는 것을 보고는 여자의 몸을
으스러져라 껴안았다.
그러면서 꾸역꾸역 몽정을 하고 말았다.
그 바람에 잠이 깬 우촌이 머쓱해진 기분으로 마당으로 나가 섰다.
마침 중추가절이라 밤하늘에 보름달이 휘영청 밝게 떠 있었다.
방금 꿈을 꾼 여파도 있고하여 우촌은 진사은 집 꽃밭에서 본 그
여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보름달을 바라보며 시를 한수 지었다.
삼생의 인연을 맺은 것도 아니건만 이다지도 슬픔되어 쌓이는 그리움
가다가 몇번 돌아보던 그 모습 잊을 길 없어 안타까이 이마만 찌푸리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6일자).
때까지 그 여자의 뒷모습을 훔쳐보고 있다가 흥분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사은의 서재를 이리 저리 돌아다녔다.
한번밖에 보지 않은 여자인데 이토록 가슴이 설레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전생에 인연이 있던 여자란 말인가.
천생연분을 맺을 여자라도 만났단 말인가.
우촌은 일찍이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때 심부름하는 아이가 와서 우촌에게 말했다.
"주인 어른께서는 지금 엄씨댁 나리와 함께 큰사랑에서 술상을
벌이고 계십니다. 아마 요긴한 이야기가 있으신가 봅니다"
"알았다. 나는 나중에 또 올 수도 있으니 이만 돌아가겠다. 주인
어른이 오시면 기다리다 돌아갔다고 말씀드리려무나"
우촌은 서재를 나와 기숙을 하고 있는 호로묘로 돌아왔다.
그러나 사은에 대해 조금도 서운한 마음은 없고 아까 꽃밭에서 본
그 여자 생각으로만 가득차 있었다.
어느날 밤, 우촌은 꿈속에서 그 여자를 만났다.
여자가 꽃밭을 거니는데 꽃들이 입을 크게 벌려 여자가 입고 있는
옷들을 하나씩 물고 늘어졌다.
여자는 차츰 옷이 벗겨져 벌거숭이가 되고 말았다.
우촌은 꽃밭 속으로 들어가 여자의 허연 엉덩이를 두 팔로 안았다.
여자는 부끄러워하며 우촌의 팔을 벗어나 꽃밭 속으로 달아났다.
우촌이 여자를 찾으러 꽃밭을 헤매는 동안 꽃들이 또 입을 크게 벌려
이번에는 우촌의 옷과 두건들을 물고 늘어졌다.
여자처럼 알몸이 된 우촌은 꽃들의 가시에 찔리고 풀들에 베이고
하면서 피를 흘렸다.
피를 흘리다가 우촌이 쓰러지자 어느새 여자가 나타나 자기 몸으로
우촌의 몸을 덮어주었다.
여자의 온기가 우촌의 몸으로 퍼지자 우촌이 생기를 되찾아 일어났다.
그리고는 여자가 자기 몸을 덮고 있는 것을 보고는 여자의 몸을
으스러져라 껴안았다.
그러면서 꾸역꾸역 몽정을 하고 말았다.
그 바람에 잠이 깬 우촌이 머쓱해진 기분으로 마당으로 나가 섰다.
마침 중추가절이라 밤하늘에 보름달이 휘영청 밝게 떠 있었다.
방금 꿈을 꾼 여파도 있고하여 우촌은 진사은 집 꽃밭에서 본 그
여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보름달을 바라보며 시를 한수 지었다.
삼생의 인연을 맺은 것도 아니건만 이다지도 슬픔되어 쌓이는 그리움
가다가 몇번 돌아보던 그 모습 잊을 길 없어 안타까이 이마만 찌푸리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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